대구하면 사람들은 무엇이 떠오를까? 대표적인 것들로는 동성로, 이월드, 팔공산 등이 떠오를 것 같다. 하지만 역사를 좋아하는 대구 사람이라면 알만한 사건이 있다. 바로 2·28민주화운동이다.
내가 2·28민주화 운동에 알게 되었던 건 중학교 3학년 때인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역사를 좋아하였고 유적지, 역사박물관 등 전국적으로 많은 곳들을 여행하고 영상으로도 보고 책도 읽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 많은 민주화 운동을 보면서 4.19혁명의 도화선이 2·28민주화운동이라는 것에 매우 놀랐다. 그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고 2·28에 대해 찾아보고 기념관도 가보게 되었다.
2·28민주화 운동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1960년 2월 28일에 수성천변에서 야당인 민주당 부통령의 후보 연설이 준비되어 있었다. 이에 대구 지역 학생들이 후보의 유세장에 가 방해할 것을 예방하고자 대구 시내고등학교에 일요일 등교 지시를 하였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것을 알아차리고 경북고등학교 학생들이 “학원을 정치도구화하지 말라”면서 시위를 벌였고 이에 호응한 대구의 다른 고등학교 학생들도 같이 시위를 벌였다.
내가 이 운동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인상 깊게 생각하는 점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고 주도적으로 시위를 계획하고 행동을 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학생들의 용기와 정의감은 시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참여 의지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를 확인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학생들이 민주화 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한국의 민주주의와 시민 사회의 발전이 크게 지연되었을 것이다. 이승만 정권이 지속되었더라면 부정부패와 독재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더욱 누적되었을 것이고, 결국 더 큰 사회적 혼란과 불안정을 초래했을 상황이 발생했을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 정치가 한국사회의 건강한 성장과 경제 발전에 큰 장애물이 되었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또 이 운동에 대해 공감하게 된 것은 결의문을 쓴 사람 때문이다. 굉장히 뜬금없을 수도 있지만 2·28민주화 운동에 대해 영상을 찾아보다가 우연히 하청일이라는 분을 알게 되었다.
경북고 이대우 학생부위원장은 평소 하청일의 필력을 뛰어난 점을 떠올려서 하청일에게 결의문을 부탁하였고, 하청일도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결의문을 완성하였다. 나는 그가 작성한 결의문에서 당시 학생들의 불안감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유당 정권의 부정과 불의에 항거하는 불타는 열정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결의문을 읽으면서 나는 그들의 끓는 정의감과 민족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2·28이 젊은 학생들의 단순한 호기심과 충동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읽은 결의문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은 “동방의 밝은 빛이 한번 되어보아라. 그런 사명감 짊어진 것이 백만 학도가 아닌가” 하는 구절이다. 타고르의 시 구절 중 ‘동방의 밝은 빛’을 인용해서 결의문을 만든 것이 학생 같지 않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되었고, 부당한 것에 대한 그들의 시위가 세계사의 큰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라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는 2·28민주화운동을 꼭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나가야 한다. 자유와 민주주의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를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의 용기와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대구의 학생들이 보여준 그날의 용기와 희생은 우리 모두에게 큰 교훈을 남겼다.
앞으로도 우리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고, 우리는 그들을 영원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