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동상(2·28원로자문위원장상)
희생이 담긴 별똥별, 민주주의
대구조암초등학교 5학년 이은솔
당신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누군가에겐 늘 우리와 함께 있어 평범한 사전 속 단어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민주주의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까마득한 밤하늘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아름답게 떨어지는 별똥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글을 읽고 난다면 당신의 머릿속에서도 민주주의는 아름다운 별똥별이 되어있을 것이다.
민주주의라는 큰 열매가 맺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물과 햇빛, 그리고 양분이 필요했다. 그 물, 햇빛, 양분을 만들어 내기 위해 대구의 학생들과 시민이 출발점이 되어주었다. 우리는 그 예로 2·28 민주운동을 엿볼 수 있다. 당신은 정부가 무기를 용한 탄압 속에서도 힘차게 나아갈 수 있었겠는가? 자신과 동료의 안전보다 민주주의를 우선시 했겠는가? 2·28 민주운동이 없었다면 4.19혁명도 없었을테니 대구 시민과 학생들이 출발점이 되어준 셈이다.
2·28 민주운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먼저,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을까? 일요일, 여러 고등학교에서 토끼 사냥, 영화 관람, 임시 시험 등의 이유를 들며 학교로 불러냈다. 학생들은 일요일에도 학교에 나오는 것에 이상함을 감지했다. 이에 따라 경북고, 사대부고, 대구고 등의 학생들이 경북고 학생인 이대우 집에 모여 2월 28일에 시위를 하기로 결정했다. 대망의 2월 28일!
경북고 학생인 이대우가 갑자기 강단에 올라가 말했다.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하여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 학도들의 붉은 피가 지금 이 순간에도 뛰놀고 있으며, 정의에 배반 되는 불의를 쳐부수기 위해 이 목숨 다할 때까지 투쟁하는 것이 우리의 기백이며, 정의감에 입각한 이성의 호소인 것이다.”라는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 말을 읽으니 그때 학생들의 정의와 용기가 내 가슴에 울려왔다. 그때의 경북고 학생들도 나와 같은 감정을 느꼈는지 위험을 무릎쓰고 반월당까지 달려 나갔다. 알려진 바로는 그날 8개 학교 총 1,2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고 그 중에 12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되었다고 전해진다. 요즘처럼 소식이 빨리 전해지지는 않았지만 이 날의 운동이 보도되면서 이 발걸음은 온 국민의 마음속에 깊게 박혔다. 그래서 온 마음을 똘똘 뭉쳐 전국적인 운동으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3월 15일 마산에서 투표함 바꿔치기, 대리 투표와 같은 부정선거가 일어났다. 그래서 시민들은 더 이상 울분을 참지 못하고 4.19혁명을 일으켰다. 바로 시민들은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하기를 바라고 많은 시민들의 노력 끝에 민주주의를 이루어냈다.
나는 대구의 학생이자 시민으로서 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판이 되어준 고등학교 학생들과 시민들에게서 용기와 정의가 있어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내가 이렇게 자랑스러워도 될 일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가 독재 체제가 되지 않게 해주신 분들을 생각하니 또 마음 깊은 곳에서 묵직한 감정이 밀려왔다. 민주주의를 위해 안전을 뒷전으로 하고 내 목숨보다 용기로 앞장서 주신 것에 대해 우리 대구 시민들은 자부심이 아닌 희생에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까마득한 밤하늘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아름답게 떨어지는 별똥별처럼... 대구를 위해 아니 전 국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민주주의의 아름다운 별똥별이 되어준 학생들... 지금 저 맑은 하늘 한반도 모양 구름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을지도 모를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들의 희생에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을 지지하는 버팀목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구름 위의 여러분께서 불씨 속 나무와 같은 역할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친구들과 경쟁하고 좋은 대학교를 위해 공부만 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운동, 2·28 민주운동는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그 시절 대구에 내가 살고 있었다면 그런 용기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솔직하게 지금 당장은 그런 용기 있는 선택을 하지 못할 것 같지만 지금 내가 누리는 민주주의가 누군가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하고 나 역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글을 쓰고 있는 키보드 위로 약속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