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은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2·28민주운동 결의문을 작성한 친구에게
충남삼성고등학교 2학년 박진표
하 청일! 상록수처럼 푸른 친구야! 안녕?
나도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야. 정말 반갑다!지난 7월에는 몇 번이고 1960년 2월 28일로 회귀한 날이 많았었다.
왜냐하면. 네가 작성한 결의문이 너무 감동적이었기 때문이야.
역사의식과 인간 존중의 인권에 대한 이해와 민주주의를 위한 토론 교재로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책상 위에는 황현필 역사 강의 선생님의 한국사 평생 일력이 있는데 2·28일은 민주운동 기념일이라고 기록되어 있단다. 예부터 음력을 사용했던 농경 중심사회 시대의 선조들은 을미개혁으로 바뀐 태양력을 쓰게 되어 일상이 좀 혼란스러웠을 것 같지? 여하튼 음력이든 양력이든 변함없이 2월 28일은 존재하고 어린 학생들의 의거라는 역사적인 날을 알게 되어 도서관에서 관련 자료도 찾아보았고, 유튜브와 그동안의 기사도 검색했었다. 좀 더 알아보다가 고등학생의 위치에서 그러한 분별력을 갖고 용맹하게 주장을 행동했다는 사실에 두근두근 가슴이 떨리게 했다. 시공을 초월하여 형, 선생님이 아닌 친구가 되고 싶었다. 고등학생인 나는 교실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민주주의 역사의식은 어떤지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니 너보다 미진한 것 같다.
그래서 친구인 너를 만나 세상의 진보적 가치들을 찾고 논하며 친밀하게 소통하는 벗으로 사귀고 싶다. 함께 ‘1987” 영화를 보며 고소한 팝콘과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싶다. 가끔 너와 같은 친구를 만나서 박구용교수님의 “자유와 폭력”이라는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1등급 수능을 위한 치열함보다 친구들과의 수다와 담론이 더 즐거운 나는 오늘도 잠시 역사 타임머신을 타고 그날의 네 모습을 찾아보았다. 또 너랑 같은 학교에 다니던 경북고등학교 이대우 학생 위원장이 조회단위로 뛰어 올라가서 낭독한 결의문을 생생하게 들었단다. 온전히 결기 있는 문장들이 내 심장을 두드렸다.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나라에 정당한 인권과 권리를 주장한 결의문을 인쇄하여 나도 격앙된 목소리로 읽어보았다. 어쩌면 그렇게 잘 쓸 수 있었을까, 부화뇌동식이 아니고 너의 내면의 자각이 진심으로 일어났기에 가능한 표현이었다고 생각되었다. 나라면 그런 시대 상황에서 어떤 선택과 행동을 했을까? 솔직히 확언하기 어렵다. 요즘에도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에 대한 교육과 인식에 대한 개념화와 보편적 이해를 위해 학교에서도 인간 존중과 이타적 삶과 공존, 소통, 학교 폭력, 양성평등, 선거 투표로 부정한 정치를 교정하고 불만을 표출하는 시스템의 중요성을 배운다.
푸른 별 같은 영혼의 친구야!
군더더기 없이 명확하게 작성한 너의 박식함과 분별력 있는 문장력에 감탄하였다. 더 이상 얼라가 아니었던 까까머리 친구들이 교복 입은 국민으로 일제히 일어나 독재 타도를 외친 그 정의로움이 민주정신으로 발화되었던 날을 잊지 않겠다. 가슴속에 점화된 촛불들이 횃불이 되고 부정부패한 정권을 심판한 4.19 혁명사를 이루게 하였고 5.18정신이 발현될 수 있었으리라!.
정의의 청년이 되었을 친구야!
이 국가가 위험에 처할 때마다 주권자 국민으로 일어나는 나라 사랑 DNA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변함이 없이 내재 되어 이어갈 것이라고 믿고 있지? 그날 함께 했던 벗들의 단결 된 우정의 힘!
위대한 소년들의 순수한 자유의지가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탄생시킨 배경이 되었음을 상기하며 숭고한 역사에 감사의 마음을 놓는다.
고마운 친구야!
지금 내가 누리는 일상의 행복도 민주역사를 살려 이이온 이들의 덕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여름 방학이 되어 가족들과 2박3일 동안 피서를왔다. 맑은 하늘에 뭇별들이 매미 합창을 듣기라도 하는 듯 깜빡깜빡 신호를 보낸다. 어두운 흙더미 속에서 7년의 밤을 견딘 매미들의 우화를 보았다.
살아내어 우는 생명의 향연을 응원해주고 싶다.
더위도 잊은 채 마음이 담담하고 차분해지는 밤!
너의 평안을 빈다. 안녕!

2024년 8월 3일
역사의길 위에서 만난 친구 진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