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은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그날의 외침
숙지고등학교 1학년 정윤찬
상아탑에 머물던 우리의 펜촉을 부러뜨리고 일어선 그날
새장 속의 새로만 살 수 없었던 그 날
친구와 나누던 잡담은 잠시 미뤄두고

‘횃불을 밝혀라 동방의 별들아,
학원을 정치 도구화하지 마라’

겨울의 끝자락 함성으로 뜨거워진 우리들의 목소리는
이 땅에 행동하는 민주주의 실천 운동의 기개를 우리들은 보았다

봄이면 필 벚꽃에 부끄럼 없이 민주주의를 외쳤다고 말할 수 있도록
일어나라! 잠시 눕혀 놓았던 용기를 당신들은 일으켜 세웠다

강하게 내뻗은 발걸음에 토연이 앞을 가리어도
나 혼자 걷는 거리가 아니고
나 혼자 소리치는 목소리가 아니기에
우리들은 외롭지 않았다

이마에 맺힌 먼지에 뒤섞인 땀을 닦아내어 바라본 하늘은
어느새 달이 떠올라 우리의 아우성에 별이 반짝이니

남색의 옷 둘러 입으며
따뜻함을 기다리던 푸르던 새싹
2월 28일 대구에서
발화했던 민주주의의 거룩한 봉화를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