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은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빗방울
대구명덕초등학교 4학년 한태검
이미 생기를 잃고 말라버린 토양에
여전히 모래 바람이 스치운다

조금씩 스미는 바람결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모래는 켜켜이 쌓여 거대한 황무지를 만들었다

우리의 자유를 앗아간 황무지에서
아무런 희망이 없어 보였지만
사실은 희망에 대한 열의가 모이며 민주화의 구름을 형성하고 있었다

툭 투둑
그때 마른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빗방울들의 간절함이 모이며
어림없을 것 같던 땅에 작은 물줄기가 하나 둘 생겨났다

민주화의 빗물은 땅 속으로 스며들어
메마른 땅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이윽고 조금씩 모인 물줄기는 큰 강을 이루어 점점 세차게 뻗어나갔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모이고 모인 우리의 간절한 바람이
땅을 적시고 민주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주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때의 물결이 우리에게 녹아들어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