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입선(심사위원장상)
민주주의의 뿌리(초석), 광복 이후 최초의 학생민주화 운동
손창현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하는 제도, 또는 그런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
국어사전에서 정의하는 민주주의는 이렇다. 하지만 이 4글자가 있기 까지 피와 땀과 부단한 노력이 있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라는 4글자가 가슴 깊이 느껴질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는 시간을 거슬러 1960년 2월 28일에 초석을 둔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시작이 4.19혁명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4.19혁명이라는 도화선에 불을 켠 것은 2·28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한다. 여당이 선거의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고, 야당의 유세에 학생들이 동참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일요일에 학생들에게 등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여당의 속셈을 알고 있는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일어서서 여당에 대항해 의거하였다.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뿌리가 내린 오늘날에 국민 전체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하여 투표율이 60%정도인 것과 비교할 때 민주주의가 싹틀 시기인 60년대에 학생들이 주도하여 민주화를 위하여 정부에 대항하였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큰 획을 그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오늘날의 학생들이 민주주의에 대해 더 잘 알고 비판의식이 강하다 할지라도 60년대의 여당에 맞서서 반정부 시위운동을 하고 비판적인 말을 서슴없이 쏟아낼 학생들이 몇이나 될 것인가?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 때 60년대 학생들의 실천 의지가 더욱 돋보인다.
‘타는 목마름으로’ 라는 시를 낭독하다 보면 70년대에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느껴진다. 민주주의가 주는 자유를 알기에. 또,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은 갈망했을 것이다. 이렇게 민주주의를 국민들이 갈망하도록 만든 것이 바로 2·28 민주의거 이다.
주어진 정책을 무조건 수용하지 않고 문제 있는 정책에 비판하고 투쟁하여 올바르게 바꾸도록 해준 것, 그 밑거름이 2·28인 것이다.
2·28 민주의거가 단지 학생이 주도하였기 때문에 우리에게 큰 의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현대시민에게는 2·28 민주의거에서 학생들이 보여준 그 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2·28의 정신을 되새기며 고난과 시련을 극복해야 한다.
물론 60년대와 같이 민주화를 위해 항거하는 정신이 아닌 순수하게 정의를 위해, 개인보다는 전체의 이익을 위한 정신이다. ‘역사는 지나가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되돌아봄으로써 큰 의미를 준다.’라는 말은 2·28을 통해 깨달아야할 현대인에게 꼭 해주고픈 말이다.
위에서 말한 위대한 2·28이 과거 내가 살았던 대구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한때 과거 대구시민으로서 큰 자부심과 긍지를 준다. 내가 밟고 있는 이 땅이 예전에 그 의롭고도 순수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밟은 땅이라고 생각하니 땅을 밟는 것 자체에도 그 정신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내가 느낀 것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그러한 정신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 정말 아쉽다. 더욱이 2·28이라는 위대한 의거활동이 있었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다.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가 단순히 거저 생긴 것이 아니라 윗대의 사람들이 흘린 피와 땀으로 이루어졌다는 생각을 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단지 국사책에 나와 있는 운동만을 ‘수박 겉 핧기’ 식으로 연도와 내용 등을 외울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정신을 느끼고 본받을 수 있어야 한다.
2·28에 관한 비디오를 보면서 나 자신도 많은 반성을 했다. 물론 지금이 독재 정치가 난무하는 현실은 아니지만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비민주적인 것들을 그냥 지나치고 묵인한 것들이 생각나 고개가 숙여진다. ‘일요일 등교라는 지시가 나에게 떨어졌고 내가 정치가들의 속셈을 알고 있었다면 나는 60년대의 그 학생들처럼 등교를 거부하고 의거활동을 할 수 있었을까? 가슴속으로 그들의 정신을 받아들이더라도 과연 내가 실천할 수 있을까?’ 지금의 대다수 학생들의 상황이 나와 같이 실천의지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앞으로 우리 학생들은 예전의 그 정신을 이어받아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룩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