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입선(심사위원장상)
2·28민주화 운동을 기억하며
황금중학교 2학년 신진아
2·28 민주화운동. 어찌 보면 상당히 딱딱하게 들리는 사건이다. 어쩐지 고리타분한 교과서에, 두껍기만 한 역사책에나 있을 것만 같고, 별 재미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나 또한 처음에는 도대체 무엇을 써야할지도 모르겠고 어렵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고, 이것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등을 살펴보니, 이 사건은 그저 수업 시간에 배우는, 외워야만 하는 지루한 내용이 아니었다.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되는 데 큰 영향을 준, 매우 가치 있는 사건이었다. 또, 어른이 아닌 ‘학생’들이 직접 벌인 시위라는 점도 놀라웠다.
이 사건은, 정부가 학생들이 유세장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일요등교 명령을 내리며 시작되었다. 조기 중간고사, 단체 영화관람, 토끼사냥같은 이유를 대며 등교를 강행했다. 그러나 정부는 학생들을 얕보고 있었다. 그들의 시점에서 학생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니 대충 이러저러한 이유를 대면, ‘어른들의 사정’일 그 진실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달랐다. 일요 등교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일요 등교를 철회할 것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이를 무시했고, 그 결과 학생들이 직접 정부에 맞서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어른이 아니라, ‘학생’이었다. 다들 눈치만 보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있을 때, 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로 여겨진 학생들이 먼저 걸어 나간 것이다. 그들도 무서웠을 것이다. 어른들이 나서지 않은 이유도 바로 그것일 것이다. 죽을지도 모른다. 저 거대한 권력 앞에서 그들은 너무나도 약자였다. 그러나, 그들은 이 모든 게 그저 흘러가도록 놔두지 않았다.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하여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
그들의 목소리는 도로를, 대구를 가득 메웠다. 오로지 개인의 이익이 아닌, 이 대한민국 전체를 위하여 민주주의를 외쳤고, 불의와 부정을 규탄했다. 몽둥이를 든 경찰들이 몰려오고, 그들을 강압적으로 제압했음에도, 그 열기는 멈추지 않았다. 그들의 함성은 계속해서 울려 퍼졌고, 흐르는 피도, 미처 낫지도 않은 상처가 욱신거리고 있음에도, 그들은 계속해서 이 국가를, 시민을 위해 외쳤다.
“그 촛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절대로 꺼지지 않을 것처럼, 환한 빛이 그들을 감싼 듯 보였다. 그 함성과 함께 시민들은 일어났고, 곧 그들의 목소리가, 그들의 빛이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그리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4·19혁명이 일어났으며, 결국 대한민국에는 그들이 염원하던 민주주의가 찾아오게 되었다.

이 사건을 살펴보며, 난 다시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그저 약자일 뿐이었던 학생들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꿀 수 있었을까. 어떻게, 부당함을 외치며 목숨을 바쳐 이들 앞에 나설 수 있었을까. 어떻게, 어른이 하지도 못한 일을 이토록 해낼 수 있었을까.
만일 내가 이 당시 학생이었다면, 과연 그들과 함께 학교를 나와 시위할 수 있었을까? 죽을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용기를 내어 한목소리를 낼 수 있었을까? 아니, 난 분명 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떻게 무섭지 않을 수가 있을까, 정부가 권력을 휘두르며 위협하는 상황에. 그 당시의 그들은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걸 몰랐을 것이다. 성공할지조차 모르고,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그들이 내디딘 용감한 한 걸음 덕분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뀌었다.
2·28 민주화운동은 그저 교과서에 나올 내용이 아니라, 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꾼, 그것도 ‘학생’들이 이뤄낸 운동이라는 점에서 정말 값진 일이다. 우리는 이 일을 재미없는 사건으로 기억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위대한 사건이라는 것을 알고, 이들의 희생이 그저 잊혀지지 않도록 이 역사를 길이길이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