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2·28 기념탑이야. 나를 보러 종종 사람들이 오곤 하는데, 오늘은 내가 그 이야기를 해줄게. 해가 쨍쨍한 어느 날, 어떤 사람이 날 찾아왔어. 그러더니 기념탑에 있는 글씨를 큰 소리로 읽기 시작했어. 주위를 둘러보니 카메라도 있고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

[ 대구 지역 학생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우려한 자유당 정부는 이를 방지하려 일요등교를 지시했다. 그때 일부 학교는 임시 시험을 친다거나 토끼 사냥을 간다는 핑계로 등교를 종용했다. 하지만 문제는 자유당의 꼼수를 학생들이 간파했다는 점이다. 경북고 학생들이 “학원을 정치도구화 하지 말라!”라고 소리치며 시위를 벌였고 이에 호응한 다른 고등학교 학생들도 27일, 시위를 벌였다. 1960년 2월 27일 경북고 학생부 위원장 집에 모인 학생 8명은 항의를 하기 위해 시위를 조직했고,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해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는 결의문도 작성했다. ]

여기까지 들어도 머리가 어질어질 하는데, 사람들은 머리가 안 아픈가봐. 계속 읽더라고. 나도 집중해서 듣게 되었어.

[ 그리고 2월 28일 학교에 모인 학생들은 지시에 따르지 않고 집회를 일으키며 궐기했고, 만류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뛰쳐나갔다. 오후 1시 학생 800여 명이 반월당, 중앙로를 거쳐 경상북도청으로 가는 과정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이 합류하며 시위는 커졌고, 도중에 장면 박사를 만났을 땐 ‘만세’를 부르기도 했다. 이 행동에 이강학 치안국장은 “학생들이 북한에 이용당하고 있다”며 종북몰이를 시전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시민은 오히려 구타당하는 학생들을 보고 경찰에게 달려들어 말리고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

이쯤 읽으니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 시위하던 학생들이 듣고 있다고 난 생각했어.

[ 이 시위에는 총 12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고 그 중 12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되었다. 이 중엔 학생들은 돕던 교사도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당시 시민들의 눈초리 속에 처벌을 완화해야 했고, 주동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생은 석방하였다. 하지만 언론에도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전국에 학생들의 시위가 퍼지기 시작했다. ]

다음에 사람들은 결의문을 읽기 시작했는데, 내가(기념탑) 생각하기에도 엄청 길고 잘 적었다고 생각해.
이번에는 내가 결의문의 일부분을 읽어 줄게.

[ 우리는 민족을 사랑하고 민족을 위하여 누구보다도 눈물의 많이 흘릴 학도요, 조국을 괴뢰가 짓밟으려하면 조국의 수호신으로 가버릴 학도이다. 이 민족애의 조국애의 피가 끓는 학도의 외침을 들어 주려는가? 우리는 끝까지 처사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 있을 떄까지 싸우련다. 이 민족의 울분, 순결한 학도의 울분을 어디에 호소해야 하나?
우리 일치단결하여 피끓는 학도로서 최후의 일각까지 부여된 권리를 수호하기 위하여 싸우련다. ]

이 부분이 내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야.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니?
그리고 매년 2월 28일 대구에서 정부기념식이 치러진다는데 그날이 바로 2월 28일 민주화운동을 기념하는 날이었나봐.

그럼 내년 2월 28일날 보자. 안녕!!
2·28 기념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