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금상(대구광역시교육감상)
막무가내 부정 행위를 이겨낸 용기
서울언북초등학교 5학년 박현아
“아닌데? 한 판 더 해야지!”
내가 유치원에 다닐 때, 평상시에는 너무 똑똑하고 귀여웠지만, 게임을 할 때면 정말 막무가내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끝까지 우기는 친구가 있었다.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하기로 해놓고, 자기가 지면 3판 2승이었다고 우기며 한 판 더 다시 하자고 했다. 함께 보드게임을 할 때도 자기가 질 것 같으면 야비한 수법을 써서 카드를 정정당당하지 않게 빼돌리거나, 다른 친구의 차례 때 방해를 하는 등 부정행위를 통해 이기려고 했다. 그러나, 이 친구가 워낙 고집이 쎄고 힘도 쎄서 혹시나 뭐라했다가 괜히 맞을까봐 아무도 그 친구에게 하면 안 된다고 말리거나, 그 친구의 말을 반박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 친구가 거의 대장 역할을 하면서 유치원 1년 내내 불편하고 불쾌하게 지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유치원 반은 아주 작은 국가와 같았다. 한 친구가 대통령처럼, 절대권력을 가지고 반에서 마음대로 규칙을 바꾸고 할 때, 나를 포함한 같은 반 친구들 그 누구도 막지 못했다. 이것은 마치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와 비슷했다. 나를 포함한 우리 반 친구들 그 누구도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친구를 막지 못했지만, 독재에 저항해 2·28 민주운동에 참여했던 고등학생들은 정말 대단한 용기가 있었던 것 같다. 비록 유치원에서는 해 봤자 한 대 맞는 거였지만, 실제 사회에서는 다르다. 만약 경찰들에게 걸리면 커다란 총 앞에서 벌벌 떨며 공포스러운 상황에 닥치거나, 사방에서 탕탕 총 쏘는 소리를 듣게 될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생명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시위를 했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2·28민주운동이 발생했을 때는 이승만의 독재 정책이 펼쳐지고 있었을 때였다. 이승만은 자신이 계속 대통령을 하기 위해 정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노력을 했다. 심지어 대놓고 ‘초대대통령에 한해서는 임기 제한이 없다’ 라는 개정안을 내놓기도 했을만큼 정말 이기적이고도 거의 유치원생급으로 계속 우겼다. 그리고, 2·28 민주화운동은 바로 이와 비슷한 이승만 대통령의 행동에 반발하여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 운동이었다.
1960년 2월 28일 일요일, 대구 고등학생들은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일요일이 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기말고사를 본다, 토끼를 잡는다’ 등 말도 안되는 온갖 이유로 학생들을 등교시켰다. 학생들도 이 사실을 알아차리고서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사실, 2월 28일은 자유당 부통령 후보 장면의 대구 연설일이어서 사람들이 가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었다. 자유당 후보 연설회에는 단축 수업까지 하면서 꼭 가라고 하는뎅, 민주당 후보 연설회에는 아예 가지 못하게 일요일에도 등교하라니... 학생들은 자신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었다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기에, 다같이 반월당에서 모이기로 했다.
학생들은 거리 곳곳에서
“우리의 인권을 보장하라! 우리도 권리가 있다!”
이렇게 외치며 시위했다. 너무 당당하고 멋진 모습이었지만, 사실 그 결심을 하기까지 많은 생각과 굳은 결심이 필요했을 것 같다. 고등학생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나와 5~7살밖에 차이나지 않는, 아직 어린 언니 오빠들이었다. 학교에서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선생님에게 혼이 나지 않을까, 부모님한테 혼이 나지 않을까 걱정되었을 것이다. 경찰들이 나타났을 때는 또 얼마나 무서웠을까? 하지만, 더 좋은 국가가 만들어져야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목숨 걸고 민주 운동을 계속 했던 것이다.
2·28 민주 운동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아픈 역사이다. 정부에서, 그리고 선생님들까지도 학생들이 정치에 이용되도록 동참하고, 힘이 약한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따라야만 했던 그 상황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하지만, 용기있는 2·28 언니, 오빠들의 행동 덕분에 우리 나라는 4.19 민주 운동을 통해 자유당 독재 정권과 이별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독재 정권이 등장하였지만 우리 국민 스스로 민주주의를 지켜내었다. 우리는 앞으로 2·28 민주 운동이 일어났을 당시의 사회처럼 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또, 만약 일어났을 경우에는 2·28 민주 운동에 참여한 영웅들의 마음을 본받아 용기를 내어 무서워하지 말고, 정의를 위해서 바른 세상을 위해 행동해야겠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선생님께 혼나는 것보다도 경찰에게 잡혀가는 것보다도 무서운 것은 악으로 물들어가는 사회라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신 2·28 민주 영웅분들을 마음 속 깊이 기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