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동상(2·28원로자문위원장상)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대구명덕초등학교 4학년 박아인
오늘 엄마에게 학교에서 배운 2·28 학생민주화운동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을 때, 마침 어린이 뉴스에서 2·28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지난 금요일, 00시 00동에서 발견된 ‘2·28 소녀의 일기’ 의 내용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2·28 학생민주화운동은, 1960년 2월 28일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잘못된 선거 등 흐트러진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 일으킨 운동이며, 4.19 혁명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2·28 소녀의 일기’가 궁금해진 나는 노트북을 켜고 를 검색했다. 그러자, 엄청나게 많은 글들이 네이버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 중 가장 믿을 만한 글을 읽어 봤다. 일기의 내용은 이러했다.

1960. 2. 28. 언니를 기다리면서

어제 새벽, 나는 목이 말라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런데 마루에서 언니와 해정이 언니, 그리고 수현이 언니들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는 침을 한 번 꼴깍 삼키고 마루로 천천히 다가갔습니다. 해정이 언니가 울면서 안 하면 안 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다른 언니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언니들이 무슨 장난을 치나보다’ 하고 생각해서 확! 놀래 켜 주려고 더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언니가 말했습니다.

“우리가 죽더라도 우리 가족, 우리 친척, 그리고 우리나라가 바뀐다면 그거야말로 정말 멋진 일이니 우리 하자.”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죽는다니요?! 우리나라가 바뀐다니요?! 장난은 아닌 가 봅니다. 나는 언니에게 소리쳤습니다.
“죽는다고? 무슨 일이야? 웬 갑자기 우리나라가 바뀐다느니, 죽는다느니. 이게 다 무슨 말이야?” 다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수현이 언니가 말했습니다. “우리 이야기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 혹시 너한테 물으면 학교에 일찍 갔다고 해줘.” 그러면서 일어섰습니다. 언니가 교복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내게 주었습니다. 서울에서 사 왔다고 나한테 구경도 안 시켜주던 예쁜 공책이었습니다. “내가 돌아 올 때까지 그거 가지고 있어. 너무 걱정하지 말고.” 하며 다른 언니들과 함께 나갔습니다. 그리고 지금, 2월 28일. 나는 온 가족들과 함께 언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벽녘에 나갔던 언니는 학교 마칠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 밤 10시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언니가 걱정됩니다.

일기를 읽고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겼다. ‘소녀의 언니는 돌아왔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눈물이 날 것 같이 감동적이기도 했다. ‘내가 그 때 그 자리에 있었다면 저렇게 용기 있게 문을 열고 나갈 수 있었을까?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책에서만 보던 2·28 학생민주화운동을 내 친구 같은 아이가 남긴 일기로 보게 되니 그 일이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인 사건이라는 게 실감났다. 나는 엄마에게 일기를 들려주려고 방문을 열고 나갔다.

“엄마~~!! 내가 뭘 봤냐하면... 2·28 학생민주화운동이라는 것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