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동상(2·28원로자문위원장상)
파도
경북공업고등학교 2학년 이빈
2·28 민주운동은 역사 시간에 한 번쯤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대구에 사는 나에겐 더욱 익숙하면서도 흔한 키워드였다. 지금은 아스팔트 도로가 깔리고 높은 건물들이 들어서 과거, 그때 당시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오늘날 우리는 그날을 잊지 않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는 중이다.
각자의 목소리와 글, 행동 등을 통해 우리 세대와 앞으로의 세대들이 지난날의 역사를 잊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2·28 민주운동이 다른 것보다도 더욱 와닿고 뜻깊게 느껴지는 이유는 학생들의 발걸음이었기 때문이다. 그저 일요일 강제 등교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시작된 시위가 아닌 정부의 부정부패와 무능함,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시민들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판단하여 깨닫고 학생들에게 가하는 압력과 강제성에 침묵하지 않고 맞부딪혀 자발적으로 시작한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어느 학교 학생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모두 다른 디자인의 교복을 입고 전부 다른 꿈을 가진 학생들이었지만 그곳에 모인 학생들의 마음은 같았으니. 그날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꿈도 달랐지만 부당함에 맞서고자 하는 마음 하나만은 모두 같았다. 그 작은 마음들이 모여 하나의 큰 용기를 만들어내고 그 용기는 그대로 이어져 변화를 이끌어내는 목소리가 되었다. 아마 그중에 한 명은 나와 같은 꿈을 가지고 있던 학생도 있었을 것이다. 자신만의 소중한 꿈을 품에 안고 거리로 나섰다. 정부의 강압과 무력에 굴하지 않고 차례로 교문 밖으로 나가 시위를 벌였다.

그들 역시 학교와 선생님들의 만류, 경찰의 무력과 체포가 두려웠을 것이다. 손끝이 떨리고 이 선택이 맞는가를 스스로에게 수없이 물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질문의 답은 ‘ yes’였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2·28 민주운동은 역사적으로도 아주 가치가 있다. 2·28 민주운동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운동이자 4.19 혁명의 출발점이다. 또한 4.19 혁명뿐만 아니라 2·28 민주운동 이후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시위들이 빗발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부패한 정권을 바로잡는 변화를 만들었다. 그저 가만히 앉아 신의 축복이 내려오길 기도하는 대신 뒤틀려버린 정부의 처벌을 받았다.

우린 그들의 용기와 실행력, 마음가짐을 본받아야 한다. 우리는 상황 속에서 문제점은 잘 찾아낸다. 하지만 그것을 바꾸기 위해 움직이지는 않는다. 평상시에 있는 작은 일 하나에도 지레 겁먹어 한 걸음을 주저하는 우리를 등떠밀어주는 작은 손길 하나가 마치 작은 파동이 되어 언젠가 물살을 가르는 커다란 파도가 되는 것처럼 큰 변화를 가져다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더욱 시간이 지나면 우린 그 파도를 밟고 서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