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입상(심사위원장상)
일요일의 학교
대구명덕초등학교 6학년 최정민
오늘은 토요일. 일요일에 학교에 나오라는 명을 받았다.
예?! 학교라니요, 일요일에!
뭔가 이상했다. 일요일에 학교라니,
설마... 정말로 그러겠어,
그렇게 친구들과 억울함을 호소하던 중,
우리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맞았어! 우리가 정권에 맞서 싸우지 못하도록 손을 쓴 거야!
그날 밤, 우리는 모여 시위를 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때 우리는 알지 못했다.
이 시위가 전국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줄은.
.
.
.
드디어 일요일의 날이 밝았다.
가자! 명령에 따라 우리는 움직였다.
한발, 두발...
그리곤, 모두가 알고 있었다는 듯이 우리를 때리고 잡아가기 시작했다.
퍽,퍼벅,퍽, 삐용 삐용
귓가에 이명이 들리고, 목은 다 쉬어 갈 때쯤
우리는 본능적으로 더 열심히 시위하기 시작했다.
학교에 가려고 했던 다른 사람들도,
직장에 출근하던 다른 사람들도,
모두 짠 듯이 시위했다.
작은 불씨가 커져 걷잡을 수 없이 큰 불씨가 되듯이
우리도 그랬다.
점점,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우리보다 10살 정도 더 어려보이는 아이, 초등학생
할머니, 할아버지들 모두 시위를 했다.
우리는 친구가 눈앞에서 잡혀가도 슬퍼할 새도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슬퍼하고, 시위를 포기하려 했다.
당연한 거지만, 슬퍼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단지 부당한 정권에 싸울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일요일의 학교는 눈물의 바다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