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대상
밤
다사중학교 3학년 육은정
나는 밤이 좋다
그냥 밤이 좋다
아름답게 수놓인 별이 있는 밤이 아니다
우아하게 빛나는 달이 있는 밤도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밤의 어둠은
높디높은 권력에 눈이 멀어 우리의 눈을 가린 어둠이 아니다
낡고낡아 변색된 위상이 퍼져 우리의 색을 덮은 어둠이 아니다
그런 어둠은 싫다
저런 어둠은 원망스럽다
나는 그저 별이 보이게 하는 어둠이
나는 단지 달이 보이게 하는 어둠이
그런 어둠이 좋다
저런 어둠이 사랑스럽다
그래서 나는
어둠이 되고자 한다
그래서 나는 가장 어두운 옷을 입고
별과 달이 빛낼 수 있도록
그래서 나는 그런 어둠이 되어
그 별과 달을 보여주기 위해
나는 오늘 밤이 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