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동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61년 전, 그날의 함성
유가중학교 1학년 신하윤
대부분의 사람들이 3·15 부정 선거에 대한 항의로 일어난 민주주의 혁명인 4·19 혁명은 익히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4·19 혁명의 횃불이 되어준 2·28 민주운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방송이나 영화에 주로 등장하는 5·18 민주화 운동이나 4·19 혁명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을 뿐 2·28 민주운동에 대해서는 생소하기만 했다.
2·28 민주운동은 1960년 2월 28일,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독재와 불의에 항거해 일어난 시위이다. 2·28 민주운동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며 한국 민주화 운동의 시작점이 되어준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 대구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 그것도 고등학생들에 의해 2·28 민주운동이 일어났다고 하니, 자랑스러움과 동시에 왜인지 마음속에서 뜨거운 열정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2·28 민주운동은 고교에 일요일 등교 방침이 내려진 후 부당한 일요 등교에 항의하기 위한 고등학생들의 반발로부터 시작되었다. 자유당 정권은 조기 중간고사, 영화관람, 토끼사냥 등의 명분으로 대구의 8개 고등학교에 일요일 등교 지시를 내렸는데, 사실 그 속에는 야당 부통령 후보의 유세장에 학생들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계략이 숨겨져 있었다. 하지만, 자유당 정권의 계략을 알아차린 학생들은 시위를 조직하고는 학교를 뛰쳐나와 시위를 시작했으며 대구 지역 언론이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학생시위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었다.
나는 2·28 민주운동이 4·19 혁명의 서막을 열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4·19 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나 계기도 많이 있었겠지만, 어린 학생들의 용기 있는 의로운 행동이 없었다면 4·19 혁명과 같은 역사적인 사건은 쉽사리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2·28민주운동은 4·19 혁명에 큰 영향을 주었고, 4·19 혁명뿐만이 아니라 넓게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의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되어준 역사적 사건인 것 같다.
2·28민주운동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 반성하고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2·28 민주운동이 고등학생들에 의해 일어난 사건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고 보면, 시위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고작 내 나이보다 서너 살 많은 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나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치는 단순 어른들만의 세계가 아니라 어쩌면 앞으로 이 시대를 이끌어갈 우리 학생들이 더 귀 기울여 봐야 할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평소 나는 정치뿐만 아니라 그 흔한 사회뉴스나 기사 같은 것도 잘 보는 편이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기사를 보거나 SNS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기사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었다.
초등학교 때 가족들과 시내에 갈 때면 항상 2·28공원에서 놀았던 기억이 있다. 비둘기가 보이면 뒤쫓고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분수대에서 옷이 젖을 때까지 놀았던 기억뿐 그곳이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장소라는 것을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 했던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이제야 알았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부당함에 맞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투쟁했던 2·28의 함성을 잊지 않기 위해서는 적어도 내가 살고 있는 나라의 정치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반성과 다짐을 하게 되었다.
61년 전 2·28의 함성이 없었다면, 우리가 독재정권에서 빠져나오는 시간이 더뎠을 것이고, 어쩌면 지금의 민주주의 사회 속에서 자유를 누리며 살지도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2·28민주운동이 더욱 가치 있게 다가왔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홍보를 할 수 있는 행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매스컴이나 유명인들의 챌린지 또는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2·28 민주운동이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지금부터라도 2·28 민주운동에 참여했던 학생들의 의롭고 용기 있는 행동을 본보기 삼아 자신 있게 내 의견을 말하며 강단 있고 적극적으로 살아가고 싶다. 또한 2월 28일, 그날 대구 고등학생들의 엄청난 용기와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 독재정권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그 간절함을 기억하며 그 역사적인 사건을 절대 잊지 않고 항상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