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동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세상을 뒤바꾼 용기
대구유가중학교 1학년 조수빈
세상을 향한 변화의 시도. 출발은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의 소망과 용기가 담긴 2·28운동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다. 최초의 민주화 운동인 만큼 매우 위험했지만 간절한 학생들의 마음을 꺾을 수는 없었다. 나 혼자를 위한 것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일. 그것이 바로 민주화운동이다.
광복을 맞이하고 그 후 우리나라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모든 권력을 잡고 있었다.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싶었던 이승만은 초대 대통령에 한해 연임제한을 폐지하도록 헌법을 바꾸고 부정한 방법으로 세 번이나 대통령직을 이어나갔다.
그날은 야당이었던 장면 후보의 부통령 선거 유세 날이었다. 이승만 정부는 학생들의 지지로 야당의 언론이 주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구의 모든 고등학교에 일요일 강제 등교령을 내렸다.
굳이 정부에서 학생들을 막으려고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승만 정부는 학생들의 문맹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분명 옳은 정책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어른들의 잘못을 단죄하는 부메랑이 되어 날아올지 그는 아마 몰랐을 것이다.
일요일 강제 등교령은 대구에 있는 8개의 고등학교에 내려졌다. 대구의 남자 고등학교는 토끼사냥, 여자 고등학교는 졸업식 송별회 및 무용 발표회 등의 이유로 일요일 강제등교를 실시했다. 2월 27일 토요일, 대구의 고등학교 대표들은 부위원장이었던 경북고등학교 이대우의 집에 모여 다 같이 도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로 약속하였다. 그리고 28일. 기나긴 밤이 지나고 그날의 해가 떴다. 떠오르는 해와 함께 학생들은 교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학생들이 자꾸만 교문을 벗어나 시위에 참여하려하자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을 강당에 가두거나 교문을 잠그는 등 여러가지 수단과 방법들을 썼다. 하지만 학생들의 마음은 뜨거운 마음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8개의 고등학교 학생들은 모두 교문을 나와 시위에 참여했다.
당시 민주운동에 참여했던 경북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증언에 따르면 도지사 앞에서 학생들의 주장을 이야기하고 선언문을 낭독하려고 하는데 중간에 경찰들이 도청 문 앞에서 학생들을 저지하고 체포하며 충돌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 증언만으로도 우리는 경찰들이 학생들에게 한 만행을 짐작할 수 있다. 증언의 내용 중에 ‘경찰들에게 붙들려가고’라는 말이 있었다. 체포당한 학생들은 감옥 안에서 어떤 일을 겪었을까? 경찰들은 이 시위를 마치 나쁜 행동처럼 표현하며 학생들을 가두었다. 국민을 지켜야하는 정부와 경찰은 오히려 국민들을 구석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국가에 보호를 받아야 하는 국민들은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한단 말인가.
2·28 민주 운동은 성인들이 아닌 우리와 같은 학생들이 일으킨 운동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운동이라고 평하고 있다. 최초의 민주 운동인 만큼 목숨을 걸 정도로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다.
투표권도 없는 학생들은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하여, 목숨까지 걸며 거리로 나왔을까?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이승만 정부의 불의를. 지금 바꾸지 않으면 다음 세대가 힘들다는 것을. 그리고 앞으로의 우리나라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이런 대구 지역 고등학생들의 용기를 시작으로 3·15 부정선거에 대한 4·19혁명까지 이어졌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그때의 학생들이 용기가 없었다면,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는 더 오래 갔을 것 이다. 민주화를 바랐던 고등학생들의 간절한 외침과 목소리가 있었기에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었고 모두가 다 같이 더 큰 목소리로 하나의 소리를 낼 수 있었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2·28 운동에 관심을 가지며 2·28 민주운동 기념관과 기념탑을 찾아가보게 되었다. 그날의 현장을 담은 사진과 영상은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민주주의로 향한 첫 걸음, 최초의 민주 운동인 2·28 민주화 운동은 올해로 61주년을 맞이했다. 사람들 모두가 세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학생들은 결국 해냈고 이것이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대구에서의 민주운동이 널리 펴져 세상은 점차 바뀌어져갔던 것이다.
2·28 민주화 운동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우리 사회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당시의 역사적 사건은 우리에게 정의에 대해, 용기에 대해 속삭이고 있다. 미래 사회의 주역인 우리 학생들이 당시 학생들의 용기와 정의가 담겨있는 이 운동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그 뜻을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