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은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제목: 민주주의,
지은이: 대구고등학생,
출판사: 대구
포산초등학교 5학년 곽동현
퀴즈를 하나 내보겠다. ‘억울하게 누명을 씌워 반대파 사형시키기, 권력을 위해 법 바꾸기, 제대로 된 선거 없이 권력 유지하기’ 다음 사건들이 일어난 시기는 언제일까? 삼국시대? 조선시대?
정답은 놀랍게도 불과 수십 년 전인 1950~60년대이다.
암흑 같던 35년간의 일제시대를 겪고 끔찍한 6·25 전쟁 겪으며 국민들은 자신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민주적 대통령을 원했을 것이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선거도입, 초등교육 의무화 등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대통령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에 내가 낸 퀴즈처럼 수많은 비리를 저질렀다.
결국엔 이런 것들을 두고 볼 수 없었던 대구의 고등학생들은 2월 28일 독재라는 썩어 비틀어진 성냥에 불을 질렀다. 이것은 독재정치에 대항하여 벌인 첫 민주주의 운동이고 나중엔 마산 3·15의거 그리고 4·19 혁명으로 번졌다.
나는 2·28운동에 대한 책, 만화, 유튜브 같은 자료를 보는 내내 궁금한 것이 생겼다. 어떻게 나보다 겨우 몇 살 많은 고등학생 형들이 이런 운동을 벌였을까? 고등학생들은 투표권도 없고, 자칫 잘못하면 공산당으로 몰려 사형까지 당할수 있는 시대인데 어떻게 그렇게 용감했는지, 무섭진 않았는지 말이다. 나는 사회시간에 민주주의가 뭔지 배워서 이론은 알고 있지만 민주화 운동은 커녕 학원 다니고 게임 하느라 바빠서 독재인지 민주주의인지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 같다. 설사 독재라는 것을 알았어도 “누군가는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수수방관하며 영웅이 나타나기를 기다렸을 것 같다. 그리고 영웅이 나타나 같이 운동을 하자고 권해도 무서워서 돕지 못하고 나 몰라라 할 것 같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는 운동이면 경찰이 다 잡아갈 수 없으니 동참할 수도 있었겠지만 겨우 고등학생 30명으로 그런 큰 운동을 시작했다니 그 당시 고등학생들이 새삼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대구시 자체도 자랑스러웠다. 왜냐하면 대구 시민들도 고등학생들만큼 적극적으로 민주화 운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고등학생들을 보살펴 주고 경찰들로부터 그들을 숨겨주면서 소극적으로라도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이승만 정권을 비판하면 경향일보처럼 폐간될 수도 있었는데 대구의 신문사들도 여당의 칭찬이 아닌 냉정한, 언론다운 언론으로 이승만 정권을 비판했다. 그래서 대구시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운동의 발판이 된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2·28운동을 한권의 책으로 비유하면 제목은 민주주의, 지은이는 고등학생, 출판사는 대구라고 생각한다. 민주화 운동을 생각해 내고 실천한 고등학생은 지은이, 민주화 운동에 도움을 주고 다른 지역으로도 널리 알린 대구시는 출판사이다.
사실 나는 처음에 대표적인 민주주의 운동은 4·19혁명만 알았고 마산 3·15의거, 대구 2·28운동은 많이 생소했다. 그러나 2·28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만화도 보고 기본지식도 쌓다 보니 2·28이라는 중요한 민주화 운동을 알게 되었고 2·28을 시작으로 3·15, 4·19를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정부와 자유 그리고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는 인식도 더욱 뚜렷해 졌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2·28운동을 공부하고 암기해야 하는 내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는 2·28을 본보기로 삼아 “누군가가 하겠지” 라는 생각을 버리고 내가 성인이든, 아니든,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사회의 잘못된 점은 내 손으로 직접 고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