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시작하기 일주일 전, 학교에서 ‘2·28민주운동에 대한 학생 글짓기 대회’가 있다는 알림이 왔다. 그 순간 나는 2·28 민주운동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기는 했지만 정확히 알지도 또 관심도 없었다. 나는 어머니께 2·28민주운동에 대해 여쭈어 보았다.
“시내에 있는 2·28기념중앙공원 있지? 그 곳이 대구에서 일어난 2·28 민주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곳인데 사실은 엄마도 자세한 내용은 찾아봐야 할 것 같아” 라고 말씀하셨다. 문득 나는 부모님과 함께 시내를 갔다가 언니, 오빠들이 여러 행사를 하던 그 공원이 떠올랐다. 나는 이번 기회에 어머니와 함께 자세히 알지 못하는 2·28민주운동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내가 찾아본 2·28민주운동은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자유당 정권의 부정을 규탄하고 민주주의를 요구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운동이다. 1960년 2월 28일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대구의 학생들은 등교를 해야 했다. 야당의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장면 박사의 선거연설에 학생들이 오지 못하게 하기 위한 자유당의 꼼수였다. 이에 학생들은 불의를 참지 못하고 선생님들의 만류에도 학교 밖으로 나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게 되었다. 많은 학생이 경찰에 연행되고 선생님들은 책임 추궁을 받기도 한 사건이었다. 나는 2·28민주운동이 학생들의 자발적인 시위였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리고 학생들의 뜨거운 외침이 참 대단하고 용감한 행동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그 당시의 고등학생이었다면 나의 생각과 행동은 어떠했을까? 아마 나 역시도 불의를 참지 못하고 시위에 참여했을 것이 라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그러한 일이 닥친다면 두렵고 무서워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다시금 그 시절 고등학생이었던 지금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용기에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렇게 2·28민주운동에 대해 알아가던 중 나는 최근 학교에서 실시한 2학기 임원선거가 떠올랐다.
선거를 하기 전 선생님께서 임원선거 후보로 나가게 되더라도 미리 친구들에게 선거운동을 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고, 우리는 선생님의 말씀대로 실천하였다. 선거 당일 자신의 공약을 발표하고 다수결의 원칙으로 2학기 학급임원을 선출하였다. 나도 임원 후보에 나섰지만 아쉽게 뽑히지는 못했다. 순간 많이 섭섭하긴 했지만 억울한 감정이 들지는 않았다. 만약 우리가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임원선거를 하였다면 나와 함께 떨어진 다른 후보들은 억울함과 실망감이 컸을 것 같다.
이렇게 우리가 학급임원을 선출하고 학급회의를 통해 여러 의견을 이야기하며 토론할 수 있는 이러한 평범한 일상이 평소에는 당연하다고 여겼었지만 이는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이루어낸 역사적인 민주운동 덕분이라는 것을 2·28민주운동에 대해 알아가며 느끼게 되었다.
2·28민주운동은 3·15마산의거, 4·19혁명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민주운동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대구가 자랑스러운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이라는 것이 너무도 뿌듯하고 감동적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첫 횃불을 들었던 2·28민주운동은 2018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으며, 우리는 이러한 역사를 잘 알고 앞으로 더욱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
오늘 어머니와 함께 경북고등학교에 있는 2·28기념탑과 작은 공원을 가보았다. 나는 사실 2·28기념탑이 우리 집 가까이에도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자주 지나다니던 곳이었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내가 한없이 부끄러웠다. 역사적인 2·28기념탑 앞에 서니 갑자기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하여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 라는 외침이 귓가에 울려 퍼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기회에 2·28민주운동기념회관과 두류공원에 있는 2·28학생의거 기념탑을 가보기로 어머니와 약속하였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하면 많은 친구들에게 너와 내가 알아야 할 1960년 2월의 감동적인 역사 이야기를 알려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