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은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대구의 숨겨진 이야기
대구경동초등학교 5학년 강보민
빨갛고 탐스러운 사과. 분지. 그 곳은 어디인가.
대프리카. 이 단어 하나로 이 더운 여름 대구를 설명할 수 있다. 전국 어디서도 이 대구만큼 더운 곳은 없을 테니.
하지만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아주 위대한 역사가 이 대구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까.
아름다운 역사가 스며있는 이 도시 대구는 자랑스럽고 위대한 도시이다. 이제껏 대구는 그저 평범하고 조용한 도시인 줄 알았다. 하지만 2·28 민주운동이라는 역사가 살아 숨 쉬고있었다니……. 뭔가 우리 대구가 멋지고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운동이라 생각하면, 유관순의 3·1 운동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역사는 나와 거리가 먼 책속의 이야기라고 생각만 했다.
우리 대구에는 당연히 이런 역사가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다니는 학교 가까이 역사 깊은 대구 경북 고등학교가 있다니……. 놀랍고 신기했다. 2·28 운동을 모를 땐 그 고등학교를 지나쳐도 아무 신경 쓰지 않은 채 지나갔다. 그 후에는 2·28 역사가 담겨 있는 그 고등학교를 지나다니며 역사를 다시 알고 보니 존경스러웠다. 그곳의 비밀을 알고 나서부터 말이다.
난 2·28 이라는 민주운동을 듣고, 책과 인터넷을 찾아 2·28 민주운동을 공부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인 2·28 민주운동!”
대구지역 고등학생들 중심으로 정권의 불의와 부정을 규탄하여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후 최초의 반독재 민주화 운동의 횃불을 타오르게 한 이야기는 엄연한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
3·15 선거를 앞두고 2월 28일, 관심이 집중되는 유세인인만큼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대구공립 고등학교에 일요일도 강제등교 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상황을 지켜 볼 수 없는 대구 8개 고교 학생들은 자유당 정권의 부정을 반대하는 의거를 일으켰고, 반월당, 경북도청, 경북지사 관사 등 이동하면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쳤던 것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되어 갔다고 한다.
그렇게 내가 찾은 장면은 엄청난 모습 이였다. 커다란 팻말을 들고 수만 명의 학생들이 넓지 않은 골목길에 뛰어나가는 것이 아닌가.
“우와! 이 많은 학생들이 뭐하는 거지?”
궁금함에 찾고 또 찾아보았다.
“횃불을 밝혀라! 동방의 빛들아!”
“학원의 자유를 달라!”
사진 속 언니 오빠들은 모두 외치고 있었다. 이 사진 속에서 학생들의 함성과 불씨가 나에게 들리는 것 같았다.
“헉, 이게 뭐야? 어떻게 어른이. 그것도 경찰이 학생을 마구 때릴 수가 있어?”
경찰들이 학생들을 마구 때리고 짓밟는 사진을 보았을 땐, 정말 말문이 턱 막힐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그 학생들은 그저 자유와 평화를 달라고 했을 뿐인데……,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보는 내내 눈물이 났다. 무섭고 서럽고 억울했다. 아마 나라면…….
하지만 그들은 달랐다. 나쁜 결찰에게 얻어맞고 마구 짓밟혔지만, 용기 내어 맞서 싸웠다. 언니 오빠 고등학생들은 용감했다.
‘나라면 그때 어땠을까. 정말 뛰쳐나갔을까?’
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정말 내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내가 저 시대. 고등학교 학생이었다면.
아마 나도 실제로 이 당시에 있었다면 고등학생 언니, 오빠처럼 치고 박고. 정말 경찰들과 온 힘을 다해 싸우며 민주운동을 할 것이다! 물론 겁은 났겠지만.
솔직히 학생들이 운동을 할 정도로 화날 만도 하다. 어린 학생들을 정치의 희생양으로 쓰다니.
30여 년 동안의 불의와 부정. 독재. 이 모든 것들을 터트릴 수 있는 그것이 2·28 운동의 시작.
자유당 정권의 야만적이고 폭압적인 불의에 참지 못한 학생들이 1960년 2월 28일 그렇게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어른들은 이승만의 자유당 독재를 방관하고 있어 믿을 수 도 없으니 학생들이라도 나서야 했다.
한심한 어른들. 대체 뭘 하고 있었나요. 아들 딸들이 나설 만큼 무엇을 하고 계셨는지 궁금하네요.
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정의를 위해 싸워나가며 노력한 우리 대구 학생 영웅들께 감사하다고 생각된다. 만약 고등학생 언니 오빠 같은 영웅! 그들의 용기가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정치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
‘설마 북한처럼 독재 정치 속에 살고 있지는 않겠지?’
아휴. 생각 할수록 소름 돋는 상상 인 것 같다.
그 시절 언니 오빠 고등학생의 민주주의 외침! 그리고 나라 사랑의 간절함! 난 그 2·28 영웅들을 보며 뿌듯함과 자랑스러움 뿐만 아니라 용기와 정의까지 얻은 것 같다. 우리의 2·28 정신은 영원할 것 이고, 나도 언제나 맞서 싸울 것이라고 당당하게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