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은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캐모마일
경북공업고등학교 1학년 이빈
대구에 사는 나에게 2·28은 2·28기념중앙공원이라는 하나의 장소로 더 친숙하였다. 그렇기에 단순히 하나의 약속 장소일 뿐 2·28대구학생민주운동에 대한 내용엔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다.
지금에서야 그날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우리의 역사를 되새김질할 수 있었다.
지금의 나와 같았던 그 시절의 대구 학생들이지만 나로서는 할 수 없었을 용기를 보여주었다.
불의에 저항하기 위해 맞섰던 수많은 학생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펼쳐지고 그들의 용기가 뇌리에 박혔다. 2·28에 대해 알아갈수록 감탄을 금치 못하고 ‘나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떠나가질 않았다. 불의에 대한 분노를 가졌겠지만 학교의 만류와 경찰의 무력과 체포가 두려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대구 학생들의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예전 부모님이 싸우실 때면 난 그 소리와 상황이 두려워 그저 바라만 보고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아 전하고 싶은 말이 입안에 맴돌기만 했었지만 동생은 용기 내어 외치고 싸움을 말렸었다.
그때의 기억 속 동생의 모습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남아있고 그 모습이 대구 학생들과 겹쳐 보였다. 그래서 그때 동생을 보며 느꼈던 감정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용기뿐 아니라 학생들은 정의감과 행동력 또한 대단하였다. 역경에 굴하지않는 강인함, 그날의 대구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면 캐모마일을 선물해 주고 싶다. 캐모마일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기도 하고, 강인하고 용기 있는 학생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로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그리고 나도 앞으로 이를 본받는다면 지금과 조금 변화된 생활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부당함을 느낄 때 겁에 질려 숨는 대신 2월 28일, 부당함에 맞섰던 대구 학생들처럼 부딪히고 외치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평소 실행력이 높지 않은 나는 이때까지 생각으로만 했던 것들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고 두려움에 부딪히는 시도를 하고 튕겨져 나가보고 다시 부딪히며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용기를 낼 것이다.
2·28민주운동이 4·19혁명의 출발점이 되었던 것처럼 이 작은 변화와 마음가짐, 행동들이 모여 큰 발전과 더 나은 모습을 만들 수 있도록 바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