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은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어둠 속에서 걷기
대구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최지혜
눈에 흰 천을 두르고 걷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동시에
검은 것들도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의 눈은 시꺼먼 타르에 빠져들지 않는다
눈앞은 온통 하얗고 그리고 동시에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눈을 가렸어도 그들은 걸음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잘 안다
그것은 학교가 아니라
친구들의 어깨동무가 이끄는 곳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눈 감고 가거라 – 윤동주 시인은 말씀하셨다
그날의 함성은 검은 것에 잠잠히 부딪혀
같은 자리에서 나는 오늘
메아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나도 용기 내 눈에 흰 천을 두르고 걸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