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동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민주의 불씨
경원고등학교 3학년 서은영
지금의 우리들로선 상상도 못 할 일이다.
1960년 2월 28일, 겨우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시작한 일이었다. 학생들은 “학원을 정치 도구화하지 말라!” 고 소리쳤으며, 서로 알지도 못하는 그들은 하나둘씩 뭉쳐 거리에 나가 함께 싸웠다. 고등학생들이 정치에 대해서 뭘 알겠나, 뭘 할 수 있겠나, 어른들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소년들의 외침은 모이고 모여 대한민국의 독재정권을 끝맺는 도화선에 불을 피우는 불씨가 되었다.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해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 가슴이 뜨거워지는 한마디다. 정의에 배반되는 불의를 쳐부수기 위해 그 목숨 다할 때까지 투쟁하는 것이 그들의 기백이란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같은 나라에 사는 지금 내 나이 또래의 학생들이 한 말과 생각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다. 경찰에 구타당하기도 하고, 북한에 이용당하고 있다며 종북몰이도 당했다. 그렇지만 그들은 만세를 불렀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학생부터 시작해 모두가 어렵게 얻은 민주주의이다. 현재 우리들은 어떤가. 학생들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학원에서 공부하고 다들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기에 바쁘다. 어른들은 하루하루 살기 바빠 나라가 어떻든 정치가 어떻든 신경 쓸 겨를도 없다. 심지어 자유를 갖고 투표를 할 수 있음에도 귀찮아서 투표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그것 또한 자신의 자유이다. 하지만 그 자유는 어렵게 얻은 것이지 않은가. 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가 그토록 찾았던 정치의, 크게는 삶 자체의 자유를 이어나가기 위해선 나라의 상황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으려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백만 학도들의 형제, 자매이고 친구이며 또는 자식들이다. 나는 그래서 그들과 함께 하는 대구가 자랑스럽다. 지금은 보수의 도시라 불리는 대구이지만 한때는 이런 민주 운동이 일어날 만큼 진보세력의 중심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난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지역에 관계없이 모두가 하나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함께 얻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국민 모두가 하나 되는 날, 흩어진 별들이 하나가 되어 더 크게 빛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