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동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민주주의의 봄
군서고등학교 1학년 이정윤
녹지 않은 겨울에
혼자 핀 진달래
겨울을 조금씩 조각내며
맨 처음 피어난 것

추운 산을 오를 때마다
갓 피어난 진달래가
추위를 견딜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며칠 후 본 온 산을
가득 물든 진분홍의 물결
여리던 봄의 첫 꽃 따라
만발하게 피어난 꽃 무리

혁명의 봄처럼
한 송이의 고개가
수천 개의 고개를 부르던
2월 28일의 모습처럼
꽃망울을 터트린다

여린 학생 꽃이
따뜻한 봄 속으로 이끌며
거짓된 겨울의 연장을
정확히 베어내고 있는 진달래

“그 일로 내 인생은 종 쳤지.”
어린 나이에 미래마저
잃어버린 용기가
늦겨울의 추위를 온몸으로 받아낸
혹독한 시간이
우리들의 봄을 불러들였다

진하게 계절을 흔드는
함성 소리 민주주의 소리
그들은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봄을 주었다
미래를 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