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대상
2·28 민주운동
경원고등학교 2학년 민자운
이승만 독재 정권의 부정부패, 강력한 야당 후보 장면의 유세장에 학생들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강제등교 지시를 내려 그들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한 사건입니다.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활동했던 이 운동은 우리 삶의 토대가 되었고, 민주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아
우성이 되었죠. 2·28 민주 운동이 의미 있다고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학생들이 주도한 것이라는 점일 것입니다. 학생이 무엇이라고 묻는다면, 저는 ‘내가 온전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겠습니다. 2·28운동에 참여했던 대구의 학생
들은 모두 온전한 자의식을 가진 분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본인들의 권리를 지킬 줄 알았으며, 정권의 권력에 굴복했던, 할 수밖에 없었던 어른들과는 달랐습니다. 자신들의 말과 행동의 의미를 모른 채 누군가의 소모품처럼 사용된 자들과는 달리 학생들은 자신들을
지켜내기 위해 외쳤습니다. 자신들의 소신을 지켜낸 대구의 학생들을 비롯한 2·28 민주운동의 일부가 되었던 이들은 이런 점에서 어른들보다 더욱 어른스러웠던 것 같네요. 그렇지만 저는 같은 학생으로서 자랑스러워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학생’이라는
권리를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2·28당시의 사회와는 많이 달라진 지금이지만, 저는 정말 학생다운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저는 아니었습니다. 하늘 아래 같은 인간이기에 화가 나고 울분에 치를 떨었어야 할 상황에도, 저는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누군가가 그토록 원했던 나날들을 낭비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당당히 서 있어야 했던 자리에, 저는 없었습니다. 남들 다 하는 노란 매듭조차 지어볼 줄 몰랐습니다. 많은 나의 또래들이 각자의 피와 살을 불살라 환한 등불이 되어줄 때, 저는 작은 촛불 하나 들 줄 몰랐습니다.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교육이라는 축복 아래 감히 학생으로 불리면서 그 권리를 손에 쥐어도 되는 걸까 하고 말입니다. 닮고 싶었습니다. 불의에 당당히 맞서, 꺾이지 않는 우산이 되어 자신을 비로부터 지켜낸 ‘학생들’을.
어린 네가 뭘 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그러나 저 자신을 무책임하게 방치하지 않겠습니다. 더는 저를 비에 젖게 하지 않겠습니다. 폭풍우가 몰아쳐 왔던 대한민국의 역사 아래,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죠. 키
가 작고 우산을 들 줄조차 몰랐던 어린아이들은, 어른들의 외면 속에 앓고 병들어갑니다. 스스로 우산을 펴기에는, 버거울뿐더러 우산이 없거나 낡고 찢어진 우산도 많아요. 그러나 여기 스스로 우산이 되어준 학생들이 있습니다. 바로 2·28 민주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입니다.
그래서 저도 우산을 들기로 했습니다.
아직 키도 작고 힘도 없는 네가 누굴 위해 우산을 들겠냐고 묻는다면,‘나보다 작고 힘없는 존재들을 위해 폅니다.’라고 당당히 말하겠습니다. 키가 커 갈수록 더 많은 이들을 품을 수 있겠지 하는 희망 속에서 말입니다. 독재 정권에서 교육부로, 교장과 교감에 교사까지 이어지며 더욱 거세지고 굵어진 빗방울에 맞서, 처음으로 우산이 되어준 학생들. 자신과 형제자매를 지키고, 악순환의 고리를 단절시켰던 뜨거운 가슴을 가졌던 학생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의 우산 아래 유난히 춥고 습하던 날에 작지만 정말 필요했던 온기를 느꼈던 어린 존재들.
언젠가는 이들이 커서 다시 우산을 잡겠지요.
아직 키도 작고 힘도 없는 네가 누굴 위해 우산을 들겠냐고 묻는다면,
‘나보다 작고 힘없는 존재들을 위해 폅니다.’라고 당당히 말하겠습니다. 키가 커 갈수
록 더 많은 이들을 품을 수 있겠지 하는 희망 속에서 말입니다. 독재 정권에서 교육부로,
교장과 교감에 교사까지 이어지며 더욱 거세지고 굵어진 빗방울에 맞서, 처음으로 우산
이 되어준 학생들. 자신과 형제자매를 지키고, 악순환의 고리를 단절시켰던 뜨거운 가슴
을 가졌던 학생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의 우산 아래 유난히 춥고 습하던 날에 작지만 정말 필요했던 온기
를 느꼈던 어린 존재들.
언젠가는 이들이 커서 다시 우산을 잡겠지요.
그날의 작고 아름다운 온기를 느꼈더라면.
그러니 우리 모두 우산을 들어봅시다. 아직 ‘나’로 있을 수 있을 때.
설령 내가 변하고, 차디찬 빗방울 일부가 될지라도 내 뒤에 누군가는 우산을 들 수 있
게. 나를 대신하여 어린 존재들에게 온기를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이 생기도록.
이것이 반복 되다 보면 언젠가는 비가 그치고 봄이 올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도 봄비가 될 수 있겠지요. 새순을 돋우는.
그러니, 잊지 말아요. 누군가에겐 따듯했던 그 순간을.
2월 28일의 온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