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그 시절의 민주주의란
대구명덕초등학교 5학년 권태성
2.28 민주화운동에 대한 글쓰기 숙제가 있어 자료 수집을 위해 집에 있는 책장을 둘러보다 `민주주의`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민주주의? 뉴스나 책에서 많이 들어 보았는데 정작 정확한 뜻은 모르고 있었다. 민주주의란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행하는 제도, 또는 그러한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이다. 나는 그저 국민이 대통령이 될 사람을 직접 뽑는 일인 줄만 알았는데 생각보다 뜻이 어려웠다.
2.28 민주운동에 대한 자료를 조사할 때 첫 번째로 나온 것이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승만은 1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민주주의가 가득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였지만 그와 반대로 점차 권력에만 욕심을 부리면서 독재 정권에 들어갔다. 국회의원들은 나라 일에는 신경 쓰지 않고 대통령 자리에만 욕심내는 이승만을 지지하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대 대통령까지 욕심내던 이승만은 보수 세력을 모아 `자유당`이라는 정당을 만들고 2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또 2대 대통령이 되자마자 이번에는 대통령을 영원히 하기 위해 ‘대통령은 최대 2번까지만 할 수 있다’는 법을 ‘초대 대통령은 대통령을 몇 번이고 다시 할 수 있다.’라고 헌법을 바꾸려고 했으며 四死五入 개헌 까지 냈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됐었나 싶다. 나는 학급 반장이 되었을 때 친구들이 귀찮고 힘든 일을 나에게 다 미루는 바람에 힘들기만 했는데 이승만은 왜 대통령을 계속하고 싶어 했는지 모르겠다.
대통령 자리에만 욕심내는 이승만을 보다 못한 학생들은 참지 못하고 시위에 나섰다. 1200명의 학생들이 당국의 무자비한 진압에도 물러서지 않고 시위를 한 이유는 대통령과 반대의 정당인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장면이 일요일인 2월 28일 대구에서 유세를 벌이자 당국이 학생, 공무원, 노동자, 시민들이 유세장에 나가지 못하게 엉뚱한 짓을 했기 때문이다. 경북고에서는 3월 3일 치르게 되어있는 학기말 시험을 2월28일에 치르겠다고 했고 대구고교는 토끼 사냥을, 대구상고는 졸업생 송별회를, 경북대 사대부고는 임시 수업을 했다.
왜 다른 후보의 유세장에 못나가게 했을까? 아마도 자신이 국민들에게 잘 해주었으면 장면 후보의 유세를 들어도 자신이 뽑힐 것인데 국민들에게 무언가 잘못한 일들이 있으니 불안한 마음에 그랬을 것이다. 이승만은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너무 편법을 많이 썼던 것 같다.
경북고 학생들은 오후 1시30분경 도청에 들어가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연행이 되면서까지 데모를 했으며 결국 120명이 연행되었다. 대구고교는 2시부터 30분 동안 시위를 벌였고 경북대 사대부고는 학생들을 강당에 가두었다. 경북여고는 교문을 걸어 잠갔으나 일부 학생들은 시위를 벌였다. 선생님들은 시위를 막으려 학생들을 학교에 가두기까지 했다. 선생님이라면 불의를 보고 일어선 학생들을 도와주는 것이 맞지만 오히려 시위를 못하게 막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그때 학생들이 시위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아직도 대한민국이 독재 정권에 시달리고 있었을 수도 있다. 만약 내가 그 시절 고교생이었다면 무섭고 겁이 나서 선생님 말씀만 듣고 공부만 하거나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할까 봐 집에서 숨어있고 싶었을 텐데 학생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제부터라도 그 시절 학생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굳은 신념을 본받아서 용감해져야겠다.
나는 2.28 민주운동 기념관에 가면 함성 측정기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민주운동에 대해 자세히 알고 보니 그랬던 나 자신이 부끄럽고 어리석게 느껴졌다. 다음에 기념관에 가보면 전시물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민주운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싶다.
처음에는 그냥 별다른 뜻 없이 시작했지만 그 덕분에 민주화운동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자세히 알게 되어서 뿌듯했다. 마지막으로 용감하게 시위에 나선 그 시절의 고등학생, 대학생, 여러 시민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