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힘내요! 대한민국!
대구동도초등학교 4학년 김세준
평소 같으면 어머니께서 주시는 처음 보는 제목의 책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겠지만, 이번엔 달랐다. 날짜가 적혀진 제목 4.19와 2.28 알 수 없는 숫자가 적힌 표지와 책 안에 사진들은 무언가 다른,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신기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어서 나는 책을 텔레비전을 보듯이 읽고 있었다. 그때 할아버지께서 내 방에 들어오시며 나에게 “오늘은 무슨 책을 읽고 있니?”라고 하셨다. 난 2.28과 4.19 제목의 책들을 가리키며, 할아버지께 물었다. “1960년에 할아버지는 몇 살이셨어요? 하고 물었다.” “1960년? 그때 할아버지는 22살 멋진 대학생이었지, 허허!” “ 진짜요? 우와 신기하다. 대학교 때 이야기해 주세요.” “할아버지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에 다녔단다. 그래서 할아버지 직업이 국어 선생님이었구, 허허! 음... 1960년이면 큰 사건이 있었던 때인데….” “ 할아버지는 잠시 생각을 하시는 듯 창문 쪽을 쳐다보셨다.” “그때 1960년 대구에서 2.28 대구 학생의거가 있었단다. 할아버지도 그때 친구들과 경찰에 맞서 싸웠단다.” “네? 경찰과 싸우셨다고요? 왜요? 안 다치셨어요? 책에서 다친 사람들 사진 봤어요.” 할아버지는 내가 읽고 있는 책에 사진들을 가리키시며, “2.28은 대구에서 일어난 민주운동이고 그 주체는 대구 시민들과 학생들이었단다. 독재 정권을 반대하고 국민의 권리를 찾기 위해 대구의 학생들과 시민들은 함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경찰들과 맞서 싸웠었지…. 그 자리에서 할아버지도 경찰과 맞서다가 체포된 적도 있었어….” “우와! 책에 있는 장소에 할아버지께서 계셨다니 정말 믿기질 않아요.” 난 또 할아버지께 질문을 던졌다. “할아버지 그러면 4·19 혁명이 뭐예요? 2.28처럼 학생들이 시작한거에요?” 할아버지께선 내 책을 한번 들어 보시더니 “네가 읽기에는 조금 무거운 내용인 것 같은데…. 할아버지가 쉽게 설명해 줄 테니 이리 와서 앉아 보아라.” 하시며 나를 거실에 소파에 앉히시고는 말씀을 이어가셨다. “4.19는 대한민국 전 지역에서 일어났고 2.28은 대구에서 일어난 거란다. 그 이유는 3.15 부정선거 때문이었지, 광주광역시 투표소에서 부정 표를 발견한 시민이 항의하자 무자비하게 폭행당해서 광주시민들이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데모를 하게 되었단다. 이어 마산에 시위에서 김주열 열사가 시위 후 시체로 발견되었고, 전국에 국민이 분노해 4·19 혁명이 일어난 거란다. 2.28 의거부터 4·19 혁명으로 이승만 대통령은 물러나고 제2공화국이 출범하게 된 거란다.” 할아버지가 약간 높아지신 목소리로 설명을 이어 가셨고, 난 질문을 또 했다. “할아버지, 저도 2.28과 4.19에 대한 책을 읽었어요. 지금 이 책에도 할아버지가 이야기하신 끔찍한 사진들도 많이 있고요. 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다치고 피 흘리는 사진들이 많았어요. 꼭 전쟁터 같아 보였어요” 할아버지께서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그래, 어린 네가 보기에는 전쟁 같지만, 많은 시민과 학생들의 희생으로 이루어낸 꽃과 같은 민주화 운동이었단다. 그런 의지와 단결이 있었기에 지금의 살기 좋은 우리나라가 있을 수 있는 거란다.” 난 할아버지의 말씀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정의에 맞서 싸웠다는 건 알 수 있었고, 목숨을 바쳐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한 분들이 무척이나 대단하고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20세기 우리나라가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고군분투했다면 현재 우리는 어떨까? 지금 전 세계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코로나와 싸우고 있다. 국민은 정부의 정책을 따르고, 정부는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정책의 방향을 수정하고 개선하여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을 위해 긴급재난 지원금과 마스크 5부제로 국민을 돕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 학생들은 학교에 갈 수 없고, 직장인은 직장에 갈 수 없고, 가게들은 문을 열 수 없었지만, 모든 국민이 단결해서 정부의 방침을 따른 결과, 지금은 격일이지만 학교도 갈 수 있게 되었고, 아빠도 매일 회사에 출근하시게 되고, 어머니와 나는 슈퍼도 갈 수 있게 되었다. 난 이번 코로나와 같은 전무후무한 상황에서 국민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지금 국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일하고, 의료진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고, 예술가들은 음악과 예술로 감동과 위로를 우리에게 전하고,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자신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타인을 위해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해 나가는 것이 곧 정의의 실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4.19와 2·28 학생들이 쏘아 올린 작은 공으로부터 전 국민의 함성과 박수로 우리는 민주화의 꽃을 피워냈다. 지금의 상황 또한 다르지 않다. 코로나 종식 선언, 멀고도 먼 길처럼 느껴지지만 민주화를 이루어낸 것처럼 나와 같은 어린이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하나 된 마음으로 단결하여 꼭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대한민국에는 누구보다 정의롭고 침묵하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멋진 ‘국민’이 있다.

힘내라 대구 시민 !! 힘내라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