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할아버지 이야기해주세요
새본리중학교 2학년 허다은
“할아버지 이야기해주세요.”

할아버지께서 웃으시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그래, 할아버지가 고등학생 때 이야기를 해주마. 1960년이었지. 그때도 어김없이 동생과 학교에 갔단다. 옛날에는 돈이 없어 새벽마다 신문 배달을 했단다. 고등학생 때 한 반 학생의 절반은 신문을 돌렸어. 새벽에는 신문 돌리고 아침에는 학교 가고, 학교 끝나면 늦게까지 어머니 장사를 돕고 난 후 숙제를 하면 다시 새벽이 찾아 왔단다. 그러나 그날은 조금 이상한 일이 있었지. 갑자기 선생님께서 일요일 등교를 하라고 하셔서 학교 전체가 들썩였어. 그날 저녁 경북고등학교 학생부장위원장 이대우의 자취방에서 학생들이 모여 회의를 했지. 학생들까지 정치의 희생양으로 쓰는 것에 대해 못마땅하고, 이승만의 자유당 독재를 방관하고 있는 어른들을 못 믿어서 결국 우리 학생들이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을 했단다. 경북고 3학년 휴학생인 하청일이 결의문 초안을 작성하고 그들은 2월 28일 오후 1시에 데모를 하려로 했지 많이 무섭고 나갈까 말까 수백 번 넘게 고민도 했지만 반기를 드는 것에 참여하기로 했지. 드디어 당일 2월 28일 선생님께서는 태평양에 물이 있는데 젓가락 하나 가지고 그걸 돌려봐라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씀을 하셨지만 우리는 그 말에 개의치 않고 1시가 되자마자 ‘대구상고 빨리 나와.’, ‘대구상고 빨리 나와.’라는 외침과 함께 뛰어나갔지 담을 넘는 아이들도 많았고 연설을 들으러 가는 아이들도 많았지. 그러나 ‘학생은 정치 도구화에 이용되면 안 된다.’라는 한 문장을 읽고 결국 교무실로 끌려가고 선생님들께서는 교문 앞에서 부모의 심정으로 학생들을 힘껏 말렸어. 하지만 학생들은 선생님을 뚫고 가려 안간힘을 썼단다. 고등학생들은 경찰에 쫓기고 그걸 본 많은 분들께서는 경찰에 쫓기는 아이들은 숨겨주거나 그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냈지. 할아버지도 경찰에 쫓기다가 어떤 아주머니께서 숨겨주셨지……. 몇 명의 학생들은 경찰에 잡혀갔지만 상부에서 학생들을 자극하지 말라는 것과 시위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무전이 왔고 학생들은 풀려났지.

이것이 이승만 정부에 대한 첫 저항이란다. 이것을 바탕으로 1960년 비밀지령을 양심선언으로 고백하면서 마산 이승만의 자유당 정권을 주도하여 40퍼센트에 이르는 사전투표, 기권자의 대리투표 등의 여러 부정선거에 분노한 시민들의 3·15의거가 시작되었단다. 경찰 등은 시민들을 총으로 쏴 죽이는 등 반역자는 빨갱이라고 하며 경찰은 폭력을 가했지. 3월 15일 이후 행방불명된 마산상고 김주열은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되었고…….

“할아버지 최루탄이 뭐예요?”
“최루가스를 포탄 형태로 만들 것인데, 그 가스는 눈물, 콧물이 쏟아질 정도로 매우 독한 물질이란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많은 학생과 많은 어른들이 분노하여 4월 11일 2차 시위가 일어났지. 마산상고와 성지여자중학교 학생 800명이 시가행진을 벌였어. 12명이 사망했고 146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단다. 그 시각 서울의 학생들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스스로 안타까워했다는구나. 드디어 4월 18일 4000명의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중앙청 앞에서 시위를 하게 되었단다. 그런데 또 돌아오는 길에 정부의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 모습을 본 부모님과 친구들은 분노에 휩싸이게 되고 결국 4·19혁명이 시작되었지. 구호는 3·15 부정선거 재실시에서 이승만 하야로 바뀌게 되었고 모두 모여 지금의 청와대인 경무대로 밀고 들어갔지. 경찰의 발포에 의해 약 130여 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약 100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어. 그 당일 3시에 이승만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였고 계엄군의 탱크와 군인들이 서울지역에 나타나면서 일단락이 되는 듯했는데 시민들은 거기서 끝내지 않고 서울대 교수도 동참하여 결국 이승만 대통령은 사임을 했단다. 참 무섭고 두려웠지. 19살에……. 데모, 총소리, 함성소리…….
할아버지께서는 돌아가셨고 2·28 민주운동은 어느덧 60주년을 맞이했다. 그 당시 할아버지 말씀을 듣고 난 후 나는 선거일이 되면 부모님께 투표용지를 잘 보고 선거를 하시라고 말씀을 드린다.
2·28민주화 운동이 벌어진 지 벌써 60주년이라니……. 할아버지의 그 고등학생 시절, 그 2·28운동과 4·19혁명 또 3·15의거도 잊지 않고 꼭 기억할게요.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