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2·28 그 진짜 의미
경북여자고등학교 2학년 류채연
"너 고등학교 어디 갈 거야?"
"나 경북여고"
"그럼 나도 거기 가야지"
이것이 바로 내가 경북여고를 가기로 다짐한 이유이다. 단지 친한 친구가 간다고 해서. 사실 나 역시 말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성심껏 골라도 모자랄 고등학교를 친구 따라 간다니…. 하지만 말이라도 해보자 생각하며 엄마한테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 나 경북여고 갈래요"
"오 경북여고 좋지!"
당황스러웠다. 난 경북여고가 어딘지, 어떤 학교인지 전혀 알지 못했고 엄마 역시 모르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엄마의 긍정적인 반응에 놀라 다시 물었다.
"왜요? 경북여고가 어떤데요?"
"너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와 크게 관련이 있는 학교지…."
나는 엄마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난 이제 처음 이 학교를 알게 됐는데 나랑 연관이 있다는 건 무슨 말일까…. 그래서 난 경북여고에 대해 조사해보기 시작했다.
"경북여고는 현재 학생운동의 시작을 알린 2·28민주운동의 중심학교로써 큰 활약을 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처음 경북여고를 검색하자마자 나온 말이었다. 2·28민주운동? 대충 들어보긴 했지만 자세히는 잘 알지 못했기에 더 자세히 찾아보았다.
“1960년 2월 28일 오후 1시쯤 경북고 학생인 이대우가 결의문을 읽은 뒤 8백여 명의 학생들이 교문을 나서서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민주당의 장면 후보가 2월 28일 일요일에 대구에서 유세를 벌이자 당국이 학생, 공무원, 노동자, 시민들이 유세장에 나가지 못하도록 일요일 날 학기말 시험, 토끼사냥, 졸업생 송별회, 임시수업 등의 말도 안 되는 핑곗거리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 방침의 부당함을 말하며 일요일 등교를 철회하라 요구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경북고 학생들은 부당한 등교에 항의하기 위한 시위를 조직하며 결의문을 읽고 오후 1시 30분경 반월당을 거쳐 경북도청으로 들어가 시위를 벌였다. 그 후 학생들은 계속 데모를 이어나갔으며, 120여 명이 연행되었다. 경북대 사대부고는 학생들을 강당에 가두었고 경북여고는 교문을 걸어 잠갔으나 일부 학생들은 계속해서 시위를 벌였다. 이러한 고등학생들의 피와 눈물은 4·19혁명에도 영향을 주었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큰 역사를 남겼다.”
충격이었다. '2·28 공원에서 만나자'며 시내에 놀러 나갈 때나 얘기하던 2·28이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얘깃거리가 아녔다. 내 미래의 학교가 될지도 모르는 과거 그곳 학생들의 피와 눈물이 담겨있는 끔찍하고도 아름다운, 그런 곳이었다.
나는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았지만 2·28민주운동에 대해선 자세히 알지 못했고, 또 알아볼 기회도 없었다. 하지만 친구의 말 한마디, 엄마 말 한마디로 인해 이제서야 우리 학생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이 사건을 알게 된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이 사건이 나, 그리고 우리 모두와 대체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거지?' 하는 생각 말이다. 고민을 해봤지만 결국 이 생각에 대해선 답변을 찾지 못했고, 그렇게 방학이 지나 개학이 다가오며 잊혀지는 듯했다.
개학하자마자 난 친구들에게 경북여고와 2·28 민주 운동에 대해 설명하며 같이 경북여고에 가자고 설득했다. 이 학교가 나와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에게 특별한 이득이 되는 학교도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뿌듯함이 흘러넘쳤기 때문이다. 친구들도 이 이야기에 흥미를 가졌고 우리는 그날 하루종일 2·28 민주 운동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가 그 당시 학생이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그리고 만약 지금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 만약 우리에게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과연 과거 학생들처럼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었을까?
그러다 갑자기 머릿속에 번쩍 생각이 떠올랐다. '아…! 우리 모두와 관련이 있다는 엄마의 말은 어쩌면 이 사건이 지금 나와 친구들처럼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배워나가면서 우리 사회의 모순을 바꿔가야 한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2·28 그 진짜 의미
경북여자고등학교 2학년 류채연
"너 고등학교 어디 갈 거야?"
"나 경북여고"
"그럼 나도 거기 가야지"
이것이 바로 내가 경북여고를 가기로 다짐한 이유이다. 단지 친한 친구가 간다고 해서. 사실 나 역시 말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성심껏 골라도 모자랄 고등학교를 친구 따라 간다니…. 하지만 말이라도 해보자 생각하며 엄마한테 이야기를 꺼냈다.
"엄마 나 경북여고 갈래요"
"오 경북여고 좋지!"
당황스러웠다. 난 경북여고가 어딘지, 어떤 학교인지 전혀 알지 못했고 엄마 역시 모르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엄마의 긍정적인 반응에 놀라 다시 물었다.
"왜요? 경북여고가 어떤데요?"
"너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와 크게 관련이 있는 학교지…."
나는 엄마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난 이제 처음 이 학교를 알게 됐는데 나랑 연관이 있다는 건 무슨 말일까…. 그래서 난 경북여고에 대해 조사해보기 시작했다.
"경북여고는 현재 학생운동의 시작을 알린 2·28민주운동의 중심학교로써 큰 활약을 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처음 경북여고를 검색하자마자 나온 말이었다. 2·28민주운동? 대충 들어보긴 했지만 자세히는 잘 알지 못했기에 더 자세히 찾아보았다.
“1960년 2월 28일 오후 1시쯤 경북고 학생인 이대우가 결의문을 읽은 뒤 8백여 명의 학생들이 교문을 나서서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민주당의 장면 후보가 2월 28일 일요일에 대구에서 유세를 벌이자 당국이 학생, 공무원, 노동자, 시민들이 유세장에 나가지 못하도록 일요일 날 학기말 시험, 토끼사냥, 졸업생 송별회, 임시수업 등의 말도 안 되는 핑곗거리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 방침의 부당함을 말하며 일요일 등교를 철회하라 요구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경북고 학생들은 부당한 등교에 항의하기 위한 시위를 조직하며 결의문을 읽고 오후 1시 30분경 반월당을 거쳐 경북도청으로 들어가 시위를 벌였다. 그 후 학생들은 계속 데모를 이어나갔으며, 120여 명이 연행되었다. 경북대 사대부고는 학생들을 강당에 가두었고 경북여고는 교문을 걸어 잠갔으나 일부 학생들은 계속해서 시위를 벌였다. 이러한 고등학생들의 피와 눈물은 4·19혁명에도 영향을 주었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큰 역사를 남겼다.”
충격이었다. '2·28 공원에서 만나자'며 시내에 놀러 나갈 때나 얘기하던 2·28이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얘깃거리가 아녔다. 내 미래의 학교가 될지도 모르는 과거 그곳 학생들의 피와 눈물이 담겨있는 끔찍하고도 아름다운, 그런 곳이었다.
나는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았지만 2·28민주운동에 대해선 자세히 알지 못했고, 또 알아볼 기회도 없었다. 하지만 친구의 말 한마디, 엄마 말 한마디로 인해 이제서야 우리 학생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이 사건을 알게 된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이 사건이 나, 그리고 우리 모두와 대체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거지?' 하는 생각 말이다. 고민을 해봤지만 결국 이 생각에 대해선 답변을 찾지 못했고, 그렇게 방학이 지나 개학이 다가오며 잊혀지는 듯했다.
개학하자마자 난 친구들에게 경북여고와 2·28 민주 운동에 대해 설명하며 같이 경북여고에 가자고 설득했다. 이 학교가 나와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에게 특별한 이득이 되는 학교도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과 뿌듯함이 흘러넘쳤기 때문이다. 친구들도 이 이야기에 흥미를 가졌고 우리는 그날 하루종일 2·28 민주 운동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가 그 당시 학생이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그리고 만약 지금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 만약 우리에게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과연 과거 학생들처럼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었을까?
그러다 갑자기 머릿속에 번쩍 생각이 떠올랐다. '아…! 우리 모두와 관련이 있다는 엄마의 말은 어쩌면 이 사건이 지금 나와 친구들처럼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배워나가면서 우리 사회의 모순을 바꿔가야 한다는 뜻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