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그들이 학교 밖으로 벗어나가야만 했던 이유
화원고등학교 1학년 정유진
학생이었지만 그들에 손에 쥐어진 것은 연필이 아닌 횃불이었다. 학교 밖을 벗어나 그들이 가야만 했던 거리가 있었다. 왜 그들에게 그런 일들이 일어난 것일까?
시작은 이승만 독재정권에 대한 항거였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고 어른들조차 회피를 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학생들은 피하지 않고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였다. 하지만 결심만큼이나 실행도 쉽지만은 않았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막기 위해 중간고사, 영화관람, 토기사냥 등의 이유(핑계)로 일요일 등교를 실시하였다. 맞서 싸우는 학생들을 말리고 변하지 않을 거라며 이야기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였다. 학생 신분에 맞게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라며 말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른들의 계속되는 반대와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학교 밖을 뛰쳐나가 맞서 싸웠다. 그 과정에선 많은 아픔과 슬픔, 힘듦이 존재하였다. 내가 심하게 다치기도, 혹은 우리 가족까지 위험에 빠지기도, 어제까지만 해도 옆에서 웃고 떠들던 친구가 총에 맞아 죽기도 하였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일까? 그렇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고 계속 시위를 이어 나아갔다. 고된 노력 끝, 마침내 그들은 독재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진정 공부였을까? 그들이 정말 연필만 잡으며 공부를 하였더라면 세상은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한편으로 그 나이에 연필이 아닌 횃불을 들고 맞서 싸웠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슬펐다. 얼마나 심했으면 학생들이 먼저 나서서 이런 일에 휘말렸을까. 그들에게 지금이나마 손에 연필을 쥐여주고 싶다.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손에 쥐어야만 했던 횃불, 학교가 아닌 학교 밖으로 벗어나 그들이 가야만 했던 거리, 그들의 (시위 중 벌려진 폭력에 의한) 피와 땀, 그리고 눈물까지 잊지 않으며 오늘도, 차마 연필을 잡을 수 없었던 그들의 몫까지 시위를 하던 거리가 아닌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것이 그들이 진정 바란 미래이니깐,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