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2·2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재고
대구고등학교 3학년 권용진
올해는 1960년에 일어났던 2·28 민주화 운동이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나는 2·28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우연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계기는 3개의 관련 기념물 때문이었다. 먼저, 대구고등학교에 있는 기념비이다. 처음 대구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2·28 민주화 운동 기념비를 보았다. 기념비를 보고도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그러던 중에 볼일이 있어서 시내에 나갈 일이 있었다. 동성로에 2·28 공원 앞을 지나갔는데, 아무 생각 없이 그냥 ‘2·28 공원이구나~.’라는 생각만 하고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물론, 2·28 운동이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한국 역사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민주화 운동인지도 몰랐고 딱히 관심이 없었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께서 두류공원 앞의 대구경상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 할머니를 모시고 두류공원 산책을 나간 적이 있었다. 그때, 두류공원의 2·28 기념비를 보았는데, 3번째 기념물을 보고 나서 진지하게 관심이 생겼다. 사실 어떠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념물은 2번 이상은 보기가 힘들다. 그러나 2·28 민주화 운동은 대한민국에서, 더욱이 대구에서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길래, 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그것도 의도적으로 2·28 관련 기념물을 보러 간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3번이나 접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할머니 병문안을 갔다 온 후, 진지하게 2·28 민주화 운동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2·28 민주화 운동은 제1 공화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즉,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인 것이다. 내가 더욱 놀랐던 이유는 이런 대대적인 최초의 시위의 주체가 학생이라는 것이었다. 내 또래의 학생이 정부의 부당한 지시에 대항하여 그만큼의 영향력을 보여주었고, 학생들로부터 민주 의식을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깊이 감명을 받았다. 그 시작은 당시 경북고등학교 이대우 학생 부위원장이었다. 그를 시작으로 대구고등학교의 손진홍 학생위원장도 데모 계획에 참여하였다. 나는 손진홍 학생위원장이 데모를 시작하기 직전 학생들에게 했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도 민주 대열에 합류하자.” 이 말에서 이미 데모 시작 전부터 본인들이 민주화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느껴졌다. 또한, 대한민국 민주화 시작의 주체 중 일부분을 대구고등학교가 맡았다는 점에서 가슴 깊숙이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2·28 민주화 운동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크게 2가지를 느꼈고, 스스로 변화하려고 한다. 먼저, 현재 나를 포함한 고등학교 학생들의 민주 의식과 역사의식에 대해서다. 사실, 지금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크게 관심이 없다. 입시로 인해 본인들 공부하기 바쁘고, 공부가 아니더라도 과거와는 달리, 유튜브, 각종 게임 등 미디어들의 발달로 인해 딱히 국가의 상황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본인들이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2·28 민주화 운동에 대해 공부하면서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많이 했다. 그 시절 우리 또래의 선배님들이 목숨을 걸고 일구어놓으신 민주화의 길을 내가 너무 쉽게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과연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경찰들이 무력 진압을 하는 그 상황 속에서 용기 내어 민주화의 불꽃을 끝까지 지킬 수 있었을지 생각해보았다.

두 번째는 신문 등을 보면서 국가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2·28 민주화 운동 때 학생들이 가진 주요한 문제의식도 ‘학생들이 왜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어야 하는가?’였다. 그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민주화 운동을 시작했고, 결국 이 도화선은 4·19 혁명까지 이어져 독재 정치의 막을 내릴 수 있었다. 사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특정 집단들이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한 민주 의식을 기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국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민주 의식’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풀어보면,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의식이다. 즉, 우리 모두가 국가의 주인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주인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 과연 그것을 주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신문과 뉴스를 자주 접하고 역사를 공부하면서 국가, 즉 우리가 주인으로 있는 것에 대한 관심을 먼저 가지는 것이 민주 의식 함양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내가 2·28 민주화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이러한 운동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달라진 나의 생각에 대해 서술하였다. 아마 사람들은 ‘민주화 운동’ 하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가장 많이 떠올릴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2·28 민주화 운동이 얼마나 대한민국 민주화에 있어서 큰 역할을 했는지 절감했다. 다행히도 2018년 2·28 민주 운동 기념일이 법정 국가기념일이 되는 등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러한 각종 대회 등을 통해 사람들이 2·28 민주화 운동을 접하고, 민주 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