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용기로 타오르는 작은 불꽃
대구고등학교 2학년 류요한
서로의 작은 어깨 위에 손을 얹어
동무들, 몸을 섞으며 올라간다
얽힌 이파리와 줄기들
아직 남은 겨울의
씁쓸한 바람에 찔려 떨고 있었지만
달달한 봄바람 향기에 이끌려
멈출 줄 모르고 새하얀 구름 향해 솟아난다
서로가 서로의 등이 되어
든든히 기댈 수 있어
후회마저 잊고
어느새 두려움도 한 편에 접어두고
하늘을 향해 어린 손을 뻗는다
먹구름 떨치고
탁한 눈을 피하며
하얀 구름 위의
햇빛을 양껏 숨쉬기 위해
계속 오르고, 오른다
몸에 연가시가 든 듯
끝없는 갈증을 느끼며
꼿꼿이 선 그들 위에
티없는 꽃잎이 돋는다
고꾸라지고 싶을 때면
그 자리에 다른 동무들이 대신 서고
또 다른 동무들이
깨끗한 꽃잎의 눈망울에
이슬 같은 봄비 눈물로 맺혀
마침내 봄이 왔다고
하얗게 웃는다
비 그치고
구름에 닻을 내린 무지개
동무들을 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