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우리’의 우리
학남고등학교 2학년 임지현
붉은 태양이 떠오르는 날
하늘은 우리의 믿음을 배신했다
서슴없이 재해라는 이름을 우리에게 들먹였고
집은 우리들을 재해로부터 보호해 주지 않았다
‘우리’안에 있는 우리를 봐주는 사람은 없었다.

검붉은 태양이 지고 밝은 달이 떠오르는 날
우리는 처음으로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들었다
우리의 몸에 피가 들끓고 있음을 그들을 통해 느꼈다
피가 있는 자들은 한곳으로 모이고
피가 흐르는 대로 발걸음을 옮긴다

피가 흐름을 알지 못하고
피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우리’밖의 존재들은
우리를 결코 막아서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