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솔이파리
대구고등학교 2학년 김택기
세상을 감싸 안았던 넢사귀들이
슬피 우는 소나무의 울음을 듣고,
뾰족하고 긴 솔 이파리가 되었구나.

솔 이파리가 되어선, 삼일오를 향해 전진하니
삼일 오는 마치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소나무를 향해 달려가,
힘을 보태어준다는 듯 잎들을 도란도란 붙여주었구나.

그 강직성 알아챈 사일구가
재선충에게 일격을 가하니,
마침내 떨어지지 않을 거 같던 재선충이 떨어지는구나.

그제 서야 길었던 솔이 파리의 억울함이 줄어들었구나.

저항하지 못했던 소나무는
이제는 보답한다는 듯이 전나무가 되어
바닥으로 떨어진 이파리들을 지켜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