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대상
꽃으로 사는 것
경북공업고등학교 3학년 구유수
어른들이 타이르기를
그저 꽃이 되어서
묵묵히 공부나 하면 돼질 않느냐.
예, 우리도 꽃이 맞습니다.
다만, 우리가 피우는 꽃은
거리에서
한뜻으로 모여 탄압에 맞서 피우고,
진실을 가리는 부정에 맞서 피웁니다.
그날 우리들은
바람 속에 실려 가는 함성과 함께
그 어느 꽃보다
뜨겁고
환하게 피웠습니다.
우리들이 흘린 피는
꽃씨처럼 흩날려
사방으로 퍼져 갔고,
그날
거리에 모인 우리 학도들은
다 같이
꽃이 되었으니,
이제는
아름다운 ‘불’꽃이 되어,
환하게 피어올라
찬란히 지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