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선생님이 2.28 민주운동에 대해 알려 주셨다. 동성로에 있는 2.28공원에 가 본 적은 있지만 ‘2.28’이 무슨 의미인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앞산에 기념탑도 있다는데 본 기억이 없다. 내가 ‘2.28’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으니 봐도 모르고 지나쳤을 것이다.
2.28 민주운동은 1960년 대구에 있는 고등학생들이 벌인 반정부 시위라고 했다. 이승만 대통령과 자유당이 계속 권력을 잡고 싶어서 많은 나쁜 짓을 했고 학생들을 정치에 이용하는 일까지 생겼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까봐 학생들에게 등교를 강요했다. 이에 화가 난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학생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며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학생들은 자기에게 불이익이 올 것을 알면서도 부당한 일에 겁도 없이 용감하게 나섰다는 것이 놀라웠다.
이 영향으로 그 뒤 3.15부정선거가 이뤄졌을 때 학생들은 또다시 일어나 거리로 나서서 정권의 부당한 일을 고치라고 외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서 4.19혁명으로 이어졌고 결국 이승만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2.28 민주운동의 모습에서 민주 시민으로 서는 모습을 배웠기에 3.15부정선거에 당당하게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이다. 잘못된 일을 고치는 주인으로서 어떻게 행동하는 게 옳은 일인지 배우는 일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지금 내가 이런 사실을 아는 것 또한 우리나라의 주인으로 바로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임금이 다스리는 국가에서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겨 36년간 식민지 생활을 했고 해방을 맞으면서 서구의 민주주의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래서 민주국가에 대한 의식이 부족해서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생각을 못했다고 한다. 나라의 주인은 임금이었고 대통령은 임금과 마찬가지로 백성들이 복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그런 시기에 나라의 주인으로 앞장서서 잘못된 일을 고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웠다. 학생들이 정의를 외치고 부당한 일을 고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거리에 나서서 나라에 외칠 수 있다는 것은 민주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난 촛불 집회 때 나는 부모님을 따라 참석한 적이 있다. 재미있는 노래랑 맛있는 거 먹는 재미, 많은 사람들 구경하는 즐거움으로 갔지만 춥고 지루했다. 그게 무엇 때문인지도 몰랐고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도 몰랐다. 공연도 보고 노래도 부르고 축제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2.28 민주운동 때는 잡혀가기도 하고 맞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 무서웠다. 그런데 그 무서운 일을 고등학생들이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어떤 마음이 그 무서움을 이기게 했을까? 선생님은 그 이유가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정의감 때문이라고 하셨다. 민주 시민으로 주인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하셨다. 정의감, 민주시민으로 사는 것. 어려운 말이지만 교실에서부터 배워야한다고도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힘으로 약한 사람 괴롭히지 않는 것, 주변에서 그런 일을 보면 모르는 척하지 않고 고쳐 나가는 것, 작은 일도 의논해서 함께 해 나가는 것, 학급의 문제들을 회의를 통해 민주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 등이 모두 민주시민이 되는 걸 배우는 것이라고 하셨다. 우리 반은 힘이 세다고 공부를 잘한다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친구가 없다. 대신 힘든 친구를 도와주고 폭력을 사용하는 친구가 있으면 말리고 화해시키는 친구는 많다. 나쁜 행동을 하거나 폭력을 사용하면 주변 친구들이 간섭하고 말리는 모습이 민주적인 것이란 것도 생각하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들이 살아갈 세상은 더 민주적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협력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2.28 민주운동이 내가 사는 대구에서 일어났다는 것에 자부심이 느껴졌다. 지금 민주주의가 이뤄질 때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안 후 나는 우리나라가 참 자랑스러웠다. 앞으로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내 작은 힘도 보태려고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