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우리 학교는 명덕 로타리에 있다. 지상철이 생기고 부터는 우리 학교가 좀 유명해지는가 했더니, 위치를 말할 때 학교를 말해도 잘 모르시고 2.28기념관을 이야기해도 시내에 있는 2.28공원과 헷갈려 하시는 분들이 많다. 나도 기념관이 왜 있는지, 또 시내에 있는 공원은 기념관과 왜 같이 있지 않은 건지 잘 몰라 부모님께 물어 보기로 했다.
1960년 2월 28일 일요일, 대구 명덕 로타리에서 대구 시내의 고등학생 언니, 오빠들이 모여 시위를 시작하였다.
“학생들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며 하얀 교복을 입은 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목이 터져라 함성을 지르며, 이승만 정권의 독재를 비판하는 초석이 되었다. 어른들은 알면서도 쉬쉬하고 독재의 서슬 퍼런 눈과 힘에 눌려 말하지도 못하고 참고 억눌려 살았는데, 고등학생 언니, 오빠들은 용기있게 함성을 내 지른 것이라고 했다. 그때 시적은 정부가 국민들을 누르고 억압하며 정치를 했었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촛불 시위를 하면 되잖아요.”라고 말했지만, 부모님은 “지금, 세상이 좋아졌지.”하시며 웃으셨다. 명덕 로타리에서 시작한 함성소리가 대구 시내 2.28공원까지 이어졌다고 하시며 나를 보셨다. 가깝지 않은 거리를 걸으며 함성을 외쳐댔을 언니, 오빠들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는데, 총을 겨누고 최루탄을 던져대는 경찰의 모습과 언니, 오빠들의 하얀 교복이 빨간 핏자국이 돌면서 쓰러져 가는 모습들과, 일그러져 가는 표정들도 상상이 도어 내 얼굴이 나도 모르게 찌푸려졌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먹먹함이 내 마음을 눌렀다. ‘왜, 죄 없는 언니, 오빠들을…’ 민주주의를 위해 두 주먹 불끈 쥔 용기 있는 언니, 오빠들을 기억하며 학교 옆 기념관에 자주 들러 언니, 오빠들의 사진을 보며 그 날을 잊지 않고 기억하리라 다짐했다.
앞으로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서, 우리의 작은 실천이 중요하니, 우리 학급의 선거 때도 부정선거와 독재는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는 생각과 함께,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을 버리고 언니, 오빠들처럼 나부터 앞장서서 실천하는 자세를 가져야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