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선(산문)
존경하는 나의 선배님들께
도원중학교 3학년 하혜성
1960년, 봄이 오는 문턱에서 민주주의를 외치던 선배님들께 이 편지를 바칩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들 덕분에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후배로서,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편지를 씁니다. 그날 선배님들의 용기와 노력이 없었다면, 저는 민주주의 사회를 누리지 못하고 독재 정권에 시달려 선배님들과 같은 고통을 받고 있을지도 모르겠죠.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라나, 자랑스러운 선배님들의 후배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기쁩니다.
이승만 독재 정권의 부정과 부패가 극에 달했던 시기, 마치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어둡고 캄캄한 밤. 그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밤을 제일 먼저 밝혀주기 시작한 희망찬 별이 선배님들이라고 생각해요. 경험이 풍부하거나 연륜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꿈과 열정을 가지고 용기 있게 빛을 낸 푸른 별이었죠. 대구에서 푸른 별이 떠오르자, 마산, 대전, 부산, 서울 등의 지역에서도 하나둘 용기 내어 떠올랐고 마침내 3·15 마산의거와 4·19 혁명이라는 큰 별들이 밤하늘을 환하게 밝혀주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처음 떠오른 푸른 별, 선배님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선배님들의 용기 있는 외침과 그 떨림을 언제까지나 기억하고, 존경할 거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문득, 내가 그 어두운 1960년 2월의 끝자락에 서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피 흘리며 잡혀가는 친구들, 무자비하게 제압하는 경찰들 사이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이고, 다리는 후들후들 떨렸겠죠. 선배님들도 같은 심정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대만 다를 뿐 같은 나이 또래인데 다를 게 있을까요. 이렇게 두렵고 숨고 싶은 순간, 세상을 위해 용기 있게 교문을 박차고 나온 그 의지와 열정을 반드시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본받겠습니다.
선배님들이 민주화를 위해 피땀 흘리고 두 발로 뛰던 그 열정을 기리기 위해서, 그날로부터 58년이 지난 2018년. 드디어 2월 28일이 민주운동 국가 기념일로 지정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기억해왔어야 할 날이 이제야 국가 기념일이 되었다는 사실에 선배님들께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이제부터라도 매년 공식적으로 2월 28일, 찬란하게 빛나던 선배님들의 열정을 기억하고 되새길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뻐요. 어서 선배님들이 이 소식을 전해 들어, 미소 짓는 모습이 보고 싶네요.
이 편지를 쓰기 위해, 불의에 저항하여 일어선 선배님들의 용기와 열정을 보고 들으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선배님들이 우리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자신들과 똑같은 고통을 안겨주지 않으려고 애썼던 그날의 정신을, 우리 후배들도 본받아 이어나가야겠다는 것입니다. 선배님들이 일어나 외치던 그날의 열정을 언제나 마음속에 간직하고 더 나은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에게 아름다운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갈 수 있게 해주신 선배님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2월 28일. 그날의 의지와 열정을 언제나 잊지 않고 마음속에 간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5월의 어느 날,
선배님들의 의지와 용기를 기억하며
자랑스러운 후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