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 민주운동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들어보신 분들은 많겠지만 정확히 누가, 어디서, 왜 이 운동을 주도했는지 아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28 민주운동은 독재정권의 부당한 탄압, 예를 들어 학생들이 시위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말에도 등교할 것을 명령하는 등을 행하자 경북고, 대구고, 대구상고, 경북여고, 대구농고 등 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자유를 찾기 위해 시위를 한 운동을 말합니다.
최근 저는 학교에서 모집한 ‘228 민주운동 기념식’에 228 민주운동에 참여했던 대구고등학교 선배들의 후배로서 참여한 바 있습니다. 저는 한국사 시간에 228 민주운동에 대해서 배웠기 때문에 어떠한 운동인지는 알고 있는 상태였지만 그저 친구를 따라 별 생각 없이 기념식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기념식에서 여러 학생들이 그 당시의 모습을 재연하는 연극을 했습니다. 그 때 교복을 입은 한 학생이 집에서 아들이 다칠까봐 걱정하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몰래 낭독문을 들고 시위에 용감히 참가하여 자유를 염원하는 낭독문을 낭송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때 저는 저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나라면 저렇게 내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용기있는 판단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곤 잠시 뒤 그러한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당시 학생들의 용기있는 행동을 우러러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곧 부끄러워졌습니다. 나름 저는 대한민국의 정의를 살리기 위해 변호사가 되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거창한 꿈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정의가 위협받는 상황인데 내가 위험하고 나의 꿈이 위험하고 나의 가족이 위험한 상황에서는 주저하는 모습에 저는 부끄러워졌습니다.
저는 228 민주운동이야말로 현재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있을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228 민주운동은 4.19 혁명을 시작으로 여러 민주화 운동의 도화선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순종적이고 불의를 묵살하는 학생이 아닌,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라의 주인다운 행동을 보였던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시위를 주도했다는 것도 228민주화운동의 의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미를 이어받은 ‘228정신을 이어받은 평화연대걷기대회’가 얼마 전 3월 21일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그 대회에 대회를 주관하고, 운영하는 운영진을 맡아 열심히 임한 바 있습니다. 학생들이 세상을 바꿨던 그 때, 228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남북 평화를 위해 세상을 천천히 바꾸어 나가자는 취지로 대회를 기획했습니다. 1,200명 가량의 학생이 저를 포함한 운영진들이 회의를 통해 정한 실제 228운동에서 사용되었던 구호인 ‘횃불을 밝혀라, 동방의 별들아.’를 외치며 걷는 모습을 보니 세상을 바꾼 깨어있었던 선배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어 부패한 정부를 무너뜨린 228민주운동, 모두 깨어있었던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었습니다. 만약 당시 선배들이 현실에 안주하는 행동을 했더라면, 현재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학생들이 깨어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정의를 위해서 깨어있고 비전을 가진다면 나중에 사회로 나갔을 때에도 그 비전을 잃지 않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에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도 앞으로 저 혼자의 이익을 위해서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닌, 불의를 봤을 때 나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진, 현실에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깨어있는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기 위해 228 정신을 이어받기로 다짐했습니다. 첫째, 내가 아니더라도 부당한 일을 겪는 다른 사람, 넓은 범위에서는 1960년대처럼 부당한 현실이 있다면 먼저 나서서 용기있게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둘째, 친구들과 협동심을 길러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228민주운동이 성공적일 수 있었던 이유는 누구 하나 친구들과 협동을 하지 않는 것 없이 협동심을 발휘했기 때문에 이루어 질 수 있었습니다. 한 명 보다는 두 명, 두 명 보다는 세 명이 더 강한 법입니다. 앞으로 저의 생활에서 어떠한 일을 하던지 협동심을 길러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평화연대걷기대회가 끝난 후 대구고등학교 출신 최봉태 변호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십니다.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 이 말이 저에게 매우 감동을 주었습니다. 228민주운동도 고등학생이 대통령을 몰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불가능에 맞서는 정신을 이어받아 저의 꿈인 변호사가 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꼭 꿈을 이루어 후손들에게 조금 더 정의로운 세상을 선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