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선(운문)
봄의 울림
대구동중학교 1학년 11반 문지원
나는 여기 서있다.
땅이 둥둥 울린다.
횃불을 밝혀라.
꽃들이 울부짖는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꺾으며
꽃들이 소리친다.
비로 사라질 구름으론
태양을 막을 수 없다고
떨어져 무심히 밟힌 꽃잎이
무수한 혈관처럼 길을 수놓아도
줄기는 꿋꿋이 걷는다.
봄을 향해
그래, 봄을 향해.
그들의 피로 덮인 길이
봄을 향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꽃들은.
그 길을 따라 걸어 온 지 59년
꽃잎으로 덮인 길에는
이제 봄 내음 가득하고
우리는 봄볕 아래 같은 길을 걷는다.
땅이 둥둥 울린다.
그리고 나는 여기 서 있다.
바스라진 꽃들의 잔해를 위해
잠시 고개를 숙이고
그들의 울림을 듣는다.
그러자
둥둥,
꼭 같은 파동으로
내 심장도 울린다.
따뜻한 날에 태어난 새로운 꽃들아
이제 고개를 들고
봄길을 걷자.
동방의 별들이
환히 반짝이는 봄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