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산문)
2019년, 지금, 세상을 밝히는 횃불
대구고등학교 2학년 하태진
우리 학교, 대구고등학교는 1960년 2.28민주운동의 주역이었던 8개 학교 중 하나로, 다양한 행사 등을 통해 2.28민주운동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2018 대구 컬러풀 페스티벌 거리 퍼레이드’에 참가하여 우리학교의 옛 교복을 입고 그때의 함성을 재현함으로써 시민들에게 2.28민주운동을 홍보하기도 했고, ‘외국인 교환학생에게 한국문화 알리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외국인 교환학생들과 2.28민주운동 기념 회관을 방문해 그들에게 열심히 공부해온 2.28의 역사를 알려주며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선사해 주기도 했으며, 이번 2월, 제59주년 2.28민주운동 기념식에 참가해, 독재와 부정선거에 맞서 거리로 나왔던 선배들의 역사적 의미와 숭고한 정신을 기리면서 다시 거리에 서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들은 나에게 있어 2.28민주운동을 매우 가깝게 느끼게 했을 뿐 아니라 ‘정의에 배반되는 불의를 쳐부수기 위해 이 목숨 다할 때까지 투쟁하는(2.28민주운동 당시 낭독된 결의문 中)’, 그러한 의로움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었다. 60여년이 지난 2019년, 지금,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은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첫 번째로, 그들의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은 나에게 있어 민주주의를 소중히 여길 수 있게 해 주었다. 2.28민주운동이 고등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일어난 최초의 민주화 운동인 만큼 그 당시의 ‘민주주의’는 ‘지켜지지 않은 것’, ‘싸워서 찾아야만 했던 것’이었다. 그러한 시대를 살았던 그들과 생활방식이며 가치관까지 모두 다른 지금의 학생들에게 있어 ‘민주주의’는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28의 숭고하고도 정의로운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나만큼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깨닫고 소중히 여기는 것에 그치지 않으며, 지금의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두 번째로, 2.28민주운동은 나에게 ‘리더로서의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었다. 내가 학급의 리더로서 가야할 길을 찾지 못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나에게 가야할 길을 제시해 준 것이 다름 아닌 2.28 정신이었다. 불합리한 현실을 방관하지 않고 불의에 끝까지 맞서 싸웠던 정의, 선생님들의 만류에도 교문 밖으로 뛰쳐나왔던 결단력, 목숨까지 내놓으려 했던 희생정신이야 말로 이 시대의 필요한 진정한 리더의 자질이며, 그들이 진정한 리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이러한 2.28정신들을 리더로서 나아가야할 방향으로 삼고 학급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다.
세 번째로, 2.28민주운동은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눈을 갖게 해 주었다. 2.28민주운동이 일어 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그들이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고, 일요등교 방침을 맹목적으로 수용했다면 과연 2.28민주운동은 일어날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닐 것이다. 나는 2.28의 역사를 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과거의 교훈을 통해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삶의 태도를 지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2.28 민주운동은 나에게 있어 무슨 일에 있어서도 내 목소리를 분명히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사실 2.28민주운동은 학생 한명 한명의 뜨거운 가슴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한 사례이다. 이로써 아무리 권력자들이 국가권력을 통해 국민들을 억누르려 해도 그들의 목소리는 권력자들의 총칼보다 강하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며, 이를 통해 나도 나의 사회적 위치에 관계없이 내 올바른 신념에 따라 나의 목소리를 분명히 하기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랑스럽고도 숭고한 2.28의 역사가 준 교훈이 내 삶에 깊이 녹아들어 뜻 깊은 의미를 가진 몇 가지 사례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우리는 더 이상 2.28민주운동을 역사속의 한 사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그들이 이루어낸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동시에 발전시켜야 할 것이며 그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이어나가야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일 것이다. 2.28운동만큼 ‘횃불’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말은 없을 것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넘겨준 횃불, 우리가 지금 이 시대의 어두운 곳을 밝힐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횃불을 밝혀라! 동방의 빛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