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선(운문)
그날
목상고등학교 1학년 2반 강지운
그날은
휴일이었으나
누구도 쉬지 않았고
어느 것도 멈추지 않았다
그날은
이월의 마지막 날이었으나
늘 그러하듯
마지막은 새로움의 시작이었고
부정과 부패
기나긴 독재의 겨울이 끝나고
민주와 정의의 봄기운이
물오른 새순 되어 움터나는 날이었다
그날
달구벌 가득 메운
앳되고 어린 목소리는
가냘프고 작았지만
팔공산 봉우리마다 울려 퍼지고
수성천 물길 따라 솟구쳐 흘러
시민들 가슴에
민주의 화살이 되어 꽂혔다
한낮의 태양은 따스했으나
젊음의 열기는 용광로처럼 이글거렸고
작은 것이 큰 것을 이기고
새로움이 낡음을 바꾸듯
굽은 세상 반듯하게 펴려는
젊음의 함성이,
그들의 분노와 어깨동무가
들불이 되어
독재의 암흑을 깨뜨리고
마침내
온 세상에 빛을 던졌다
그날 이후
역사는 이전과는 달랐다
그날을
기억하자, 그 함성을
되새기자, 그 눈빛을
자유를 향한 첫걸음
민주를 향한 핏자국
정의를 향한 피맺힌 절규를
기억하자
그날의 일이
그날만이 아닌
바로 오늘의 일이라는 것을,
그들만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