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대구광역시교육감상)
푸른 봄, 현재를 만들었던 사람들
영송여자고등학교 1학년 이경민
근 몇 년 동안 저에게 2·28민주운동은 시내를 갈 때면 항상 타게 되는 버스에서의 목적지, 2·28기념 중앙공원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알던 장소이지만 ‘2·28민주운동’에 대해서는 잘 설명할 수 없음에 대한,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게도 하는 곳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각각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습니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주권을 가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얻어내려 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주권이 모든 국민에게 있는 것입니다.
민주화 운동 중 하나인 2·28민주운동을 주도했던 사람들은 학생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일요일 등교조치에 대해 분노한 것이 아닌, 그 속에 숨겨진 검은 의도와 이때까지의 부정부패에 분노하여, 일어섰던 것입니다. 수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큰 거리에 모여 민주주의를 외쳤고, 그들 중 몇몇은 경찰에 잡혀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이 모여 글을 쓰고,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낭독하며 2·28민주운동이 시작되었고, 우리를 만들었습니다.
역사책이나, 지나가는 기사들 속 2·28민주운동을 포함해서, 다른 크고 작은 민주주의운동에서 학생들과 청년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을 본 적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들의 남아있던 긴 세월을 고통스럽게 할 수 있는 처벌도 감수하고 운동에 참여했던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잘못됨을 찾아내어 바로고칠 것을 요구하고, 정의를 바라는 마음을 가짐과 동시에 그들 자신의 미래 후손에게 청렴결백한 사회를 느끼며 살게 해주겠다는 열정이 그들이 처벌을 감수하고서라도 운동에 뛰어든 이유일 것입니다.
이는 항상 모두의 마음을 벅차게 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다양한 사람들 중 저를 비롯한 학생들과 청년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얼마 전 학교에서 배운 희곡, 이강백의 <파수꾼>이 생각납니다. 촌장이 거짓말을 하여 마을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사실을 알리려던 소년 파수꾼이 결국에는 촌장의 권력에 이기지 못하는, 어쩌면 사실적인 이야기입니다. <파수꾼>처럼 당시에 부정부패를 일으키는 사람들의 높은 권력에 눈이 감기고, 귀가 막혀 저들의 권리를 빼앗긴 사람들을 눈뜨게 하고, 귀를 열어주었던 소년 파수꾼들이 존재했습니다. 그들은 권력에 지지 않았고, 2·28민주운동을 성공시킴으로써 민주화운동의 봄을 열었습니다.
청렴한 민주주의 사회를 원했던 그들의 마음은 우리에게까지 전해져 최근의 비선실세 국정농단사건을 끌어내렸습니다. 국내와 해외 대학의 한국인 대학생들이 시국선언을 하였고, 어린 아이, 학생, 청년, 중년, 장년, 모든 사람들이 모여 부정부패의 민낯을 드러내며 또 하나의 기만당했던 국민의 권리를 되찾았습니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이유 없이 촛불을 들고 나온 것이 아니었다고 확신합니다.
예전의 그들처럼 자신과 그들의 이웃, 후손들에게 청렴결백한 국가에서 살게 하기 위해 날카로운 바람 앞에 모였던 것입니다. 이 결과는 과거의 민주화운동, 2·28 운동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있을 수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라는 글이 쓰여 실행되기까지 아픈 사건들과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눈물 끝에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진정한 민주주의가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들어 연결되었을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각자가 자신의 일을 진심을 다해 할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가져야 하는 주권을 모두가 지켜야 함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당연한 것을 가지기 위해 싸워야 했고, 당연한 것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했던 사람들을 위해, 당연한 것을 누리고 살아가야 할 우리를 위해, 당연한 것을 물려받아야 할 후손을 위해, 모두가 감사함을 가지고, 기억하고, 알아가며 살아야 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저에게 2·28기념 중앙공원은 단순히 공원이 아닌, 대한민국을 위했던 사람들을 잊지 않기 위해 영원히 남아있어야 할 장소가 되었습니다. 항상 수많은 사람들을 마주하지만, 들어오는 이를 볼 수 없었던, 꽃과 나무가 유난히 아름다운 그 공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그 공원이 담고 있는 2·28민주운동이 있었기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음을 아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또한, 2·28민주운동을 비롯한 수많은 민주화운동에서 민주주의를 꿈꾸었던 사람들의 세상에 희뿌연 하늘이 아닌 푸른 봄의 하늘이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할 것을 믿습니다.
2·28민주운동, 그 날의 민주주의를 소리치던 목소리, 거리마다 빽빽이 찬 수많은 사람들. 그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었고 우리에게 권리를, 그 권리를 후손들에게 온전히 전해줄 의무를 주었고, 저에게는 한 명의 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을 알려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