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대구광역시장상)
2·28 그날의 고등학생이 되어...
도원초등학교 6학년 김예주
나는 2월 28일부터 민주화 운동을 시작했다. 힘들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시위를 하게 되면 나라가 조금이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했다. 내 친구들과 시민들은 자신들의 화가 난 마음을 표현하고자 열심히 시위에 참여했다.
매일 학교에서는 우리를 막기 위해 일요일에도 학교를 나오라고 하였다. 하지만 모두 아프거나 토끼를 잡으러 간다는 핑계로 학교를 가지 않고 시위를 하러 나갔다. 선생님들께서는 우리를 막으려고 했지만 우리는 말을 듣지 않고 학교 밖으로 빠져나왔다.
학교 밖으로 나가니 이미 많은 고등학생들이 모여서 시위를 하고 있었고, 나도 그 사이에서 시위를 했다. 이승만이 우리나라를 망쳐놓고 있다는 생각에 화가 나고 억울해 더 열심히 하였다.
열심히 시위를 하는 도중에 내 친구 가현이가 경찰에게 연행되어 고통 받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여기저기 상처가 나있고, 무서움에 울고 있었다. 나는 놀라서 가현이를 구하려 하였지만 밀려나고 말았다.
그때 많은 시민들은 그 모습을 보고 경찰에게 잡혀가는 가현이를 구해줬다. 주위를 둘러보니 고등학생들뿐만 아니라 다른 시민들도 같이 시위를 도와주고 있었다. 잡혀갈 뻔한 우리를 숨겨주고, 먹을 것도 주었다.
너무 고마운 마음에 눈물이 났다. 또 우리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앞으로의 갈 길이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시위를 한지도 한 달이 넘어가는 날 이승만 자유당 정권이 점점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투표장에서 부린 횡포를 뉘우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의 가능성이 보였다.
그리고 지금은 대구뿐만 아니라 대전, 수원, 충주, 부산, 청주로 시위는 점차 퍼져나갔다. 대구에서 시작해서 여러 지역들이 모여 하나가 된 것 같아 신기하기도 했고, 민심은 아주 단단하다고 느껴졌다.
대구에서는 계속 중앙통, 경북도청, 대구시청, 경북지사관사를 돌며 이승만이 물러날 동안 민주화 운동을 계속 했다. 여전히 사람들은 마음에서 나오는 화는 죽지 않았는지 마음은 불처럼 타올랐다.
그리고 오늘 그 불같은 마음이 이승만에게 닿았는지 4월26일 이승만이 하야를 하는 기쁜 순간이 찾아왔다. 사람들을 자신의 장난감인 마냥 가지고 놀았던 독재정권은 산산조각이 났고, 화가 난 민심을 알고도 계속해왔던
협박 같던 부정선거 또한 이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승만은 하야 후 자신의 많은 잘못을 알고 뉘우치는 모습을 내 눈으로 보고 싶다.
시민들은 모두 얼싸안고 큰소리로 외쳤다. 그 어떤 날보다 큰 함성소리였고, 사람들의 화가 난 마음이 씻겨 내려가는 외침 같았다. 이번 민주화 운동으로 시민정신의 표출을 보여주었다.
또 심지어 아무도 나서지 못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시위를 고등학생들이 자발적, 조직적으로 민주적 의사를 표시함에 뿌듯하였다. 우리 모두 앞으로의 날이 밝길 바라며 외친다.
“우리 고등학생 만세! 대구시민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