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대구광역시장상)
왜 이리도 꽃은 지지 않았는지
대구여자고등학교 1학년 김지영
촛불에 불이 켜졌다.
왜 이리도 꽃은 지지 않았는지
게슴츠레 여우별이 뜬 날
꽃 속에 파묻힌
꽃잎과 나비들의 날개가
저 하늘의 반짝이는 별이 되었다.

한 사람의 외침이
두 사람의 절규가 되고
세 사람의 저항이 된다.
꽃은 울었다.
헤치지 못할 덤불을 향해
왜 이리도 꽃은 지지 않았는지

수많은 꽃들, 수많은 나비가
힘껏 울었다.
저 산 너머를 향해
꽃은 나비를 품어 안고
나비는 꽃을 끌어안았다.

나무들이 세차게 흔들렸다.
솨아솨아 몸을 흔들어대며
수많은 나뭇잎을 떨구어 내었다.
떨어진 나뭇잎을 고이 주워다
꽃은 마침내 탄성을 내뱉었다.

오랜 어둠이 가고 해가 뜨면
푸르름이 몰려오고
꽃의 최후에 이슬이 맺힌다.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이슬
꽃의 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