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대구광역시장상)
정의를 가르쳐 준 2·28민주운동
강동초등학교 4학년 이다감
‘어떡하지?’, ‘말해야 될까?’, ‘나 하나가 뭐 그리 큰 힘이 되겠어?’…
오늘 난 여러 명의 친구들이 한 친구들을 괴롭히는 옳지 못한 일을 보고 어떻게 할 줄 몰라 고민만 하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정의롭지 못한 일을 그냥 지나쳐버린 용기 없는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였습니다.
저녁을 먹고 할아버지 방을 청소하면서 빛바랜 흑백 사진 하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진 속에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오빠들이 있었습니다. 그 오빠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무언가 결의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사진 밑에는 ‘1960년 2월 28일’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2월 28일? 무슨 날인가? 기억이 날 듯 말 듯 하네.’
그 순간, 나는 갑자기 낡고 낮은 건물들 사이에 서 있었습니다. 저 뒤에서 ‘와~이승만 독재정부 물러가라!’하며 언니 오빠들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나는 한 오빠를 붙잡고 묻기 시작했습니다.
“오빠! 여기는 어디예요? 오늘은 며칠인가요? 뭐 하는 거예요?”
라고 질문을 쏟아내었습니다.
“이상한 꼬마구나. 여기는 대구 중앙통이고, 1960년 2월 28일야. 우리는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와 자유당의 불법, 부정을 막기 위해 시위를 하고 있는 중이란다.”
“오늘은 일요일, 학교가 쉬는 날인데도 야당 후보의 연설 유세장에 학생들이 갈까 봐 각종 핑계를 대며 학교에 나오라고 했단다.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학교를 뛰쳐나와 여기에 있단다.”
“그럼 지금이 1960년이라구요? 여기는 할아버지 사진 속……?”
“오, 오빠는 이름이 뭐예요?”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나는 달원. 이달원인데? 왜 그러니?”
‘그렇다면 우리 할아버지? 이럴 수가!’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나는 지금 가봐야 한단다. 꼬마야! 여기는 위험하니 빨리 집에 들어가거라.”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친구들은 “학교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 독재정부 물러나라.”를 외치며 달려갔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경찰들이 들이닥쳤습니다.
“꺄악! 안돼!”
“괜찮니? 꿈을 꾼 모양이구나.” 엄마였습니다.
“꿈 속에서 할아…… 엄마! 2·28 민주 운동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요.”
“2·28 민주 운동은 우리가 살고 있는 대구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민주 운동이란다. 이승만 정권은 12년간 집권을 했지만 처음과 달리
부정부패를 일삼았고 독재를 계속 하기 위해 개헌을 하고 부정 선거 운동을 하였지. 이에 대구의 학생들이 독재 정권에 항거하기 위해 민주 운동을 일으켰단다. 물론 대구 시민들도 많은 지지를 해주었단다.
2·28 민주 운동이 도화선이 되어 3·15마산의거, 4·19혁명을 통해 4월 26일에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하게 되었단다.”
우리 할아버지께서 이런 역사를 바꾼 훌륭한 일을 하신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대구가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오후 내내 나를 괴롭혔던 그 고민에 대한 분명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보았던 대구의 언니, 오빠들 손에는 ‘정의’와 ‘용기’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습니다. 나는 내일 친구들에게 옳지 못한 일에 대하여 말할 용기를 얻었습니다.
“우리 할아버지. 그리고 지금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신 언니 오빠들. 우리나라가 민주화가 되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만약 먼저 나서지 않으셨다면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하지 못했을 거예요. 영원히 기억 하겠습니다.
저도 앞으로 정의롭지 않은 일이 있으면 용기 내어 언니, 오빠들처럼 소리치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