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대구광역시교육감상)
2·28, 순수한 학생들의 아름다웠던 도전
서울 월곡중학교 2학년 김유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일 텐데요. 이 말은 바로 영국의 총리이셨던 윈스턴 처칠이 남긴 명언입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역사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아무 생각도 안 드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전 이 말을 듣고 처칠 총리께 이런 질문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참담하고 잔인했던 역사를 기억하면서까지 제가 만들어야 할 미래는 무엇인가요?' 처칠 총리께서 살아계셨더라면 이 질문에 대하여 명쾌한 답변을 해주셨겠지요. 하지만 저는 지금의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국가를 만드는 데 기틀이 되었던 2·28민주운동의 학생분들께서 이미 행동으로써 가치 있는 답을 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1960년 2월 28일, 이승만 자유당 독재정권의 횡포와 부정부패에 굴하지 않고 용감하게 맞서 싸운 대구의 학생들. 어른들도 두려워 섣불리 나서지 못했지만, 누군가는 해야 했을 그 일을 자랑스럽게 해낸 학생들. 그분들이 했던 운동은 정말 무모하고 약한 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운동은 자유를 되찾고 싶은 정의로운 욕망이 가득 느껴지는 그런 운동이었습니다. 그랬기에 그 무모하고 약했던 운동이 나서지 못하고 불안에 떨고 있었을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주어 여러 혁명들로 이어지고, 점점 널리 퍼져 지금의 우리나라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분들이 민주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일요등교에도 굴하지 않고 운동을 했다는 부분이 참 인상 깊었는데요. 학생분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분노와 치욕감에 박차고 나갔을 교문이 제 머릿속 한가운데에 선명히 그려졌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교문을 박차고 나가던 그 행동은 그분들의 반항심이 아니라, 철없고 순수한 그런 어린 학생들까지도 찾고자 하였던 자유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문득 이 자랑스러운 대구 학생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현대사회와 함께 비교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요즘 세대의 젊은이들은 3포세대부터 하여 심지어는 N포세대라 하는 취직, 집 아니라 꿈까지 포기하는 세대에 살고 있으며 뭐든지 다 포기하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참 막막하죠. 점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고, 상대를 밟고 가야지 내가 올라갈 수 있는 무한경쟁사회라는 잔혹한 사회에 살면서 이런 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회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어떠냐에 따라 우리 스스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대구 학생분들은 부당한 사회를 보고 바로잡으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회와 맞서 싸웠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개개인의 마음가짐을 다지면서 나 자신과 싸워야 합니다. 처음에 말했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이 말의 뜻을 이해하려고 혼자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딱 요즈음 뭐든지 무기력하고 도전정신이 없는 세태를 과거 자랑스러운 우리의 학생들의 마음가짐과 비교하여 비판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변화시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자는 의미로 해석해 보았습니다. 문득 이 말을 해석해보며 어느정도 완성된 듯한 의미를 스스로 찾아낸 저 자신에게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저는 역사공부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고 그냥 단지 암기과목이라는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봤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글을 쓰며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를 한 가지 얻어가는 것 같습니다. 자유를 되찾아 주신 것도 감사한데, 저에게 이런 소중한 깨달음을 주신 학생분들께 감사할 점이 정말 한 두 가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위대한 혁명들이라는 마라톤의 출발점에는 2·28민주운동의 학생들이 불타오르는 열정으로 힘차게 달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그분들이 그렇게 노력하며 가고자 하였던 도착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그게 바로 지금의 우리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그분들이 원했던 도착점에 서 있습니다. 그런 우리가 그분들께 감사하며 우리나라를 더 발전시키고 사랑하지는 못할망정 친구를 괴롭히다 못해 죽음으로 몰아넣는 학교폭력, N포세대를 비롯해 흙수저니 금수저니 하는 남을 깎아내리고 나만 살겠다는 사회현상들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 참 부끄럽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잠시 뒤를 돌아 마라톤의 출발점으로 가서 한번 천천히 걸어 봅시다. 그 길의 출발점에는 2·28민주운동의 주체였던 대구 학생들의 피와 땀, 눈물의 희생 자국들이 있었겠죠. 그리고 점점 나아가면서 다른 지역 학생들, 더 나아가서 시민들까지. 한편으로는 가슴 아프지만 기억해야할 이 역사적인 순간들을 아주 자세히는 아니더라도 그 일들이 있었음을 생각하고 그분들이 희생하면서까지 이루고자 하였던 목표에 서 있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며 자신의 존재를 사랑하고 나아가 남을 사랑하고 우리나라를 사랑하며 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2·28민주운동의 학생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마음가짐을 본받으며 사는 훌륭한 학생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