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대구광역시장상)
회색 바람
계성고등학교 2학년 정동엽
내 두 볼을 스치는 바람이 아직은 차기만한
2월
내 그대의 이름을 불러본다
마법같은 네 이름을 입으로 외고
가슴에 새기며
얼어버린 이 광야에 그대 이름을 뿌리고
말라버린 땅을 그대 이름으로 적신다
보이지 않아도 불러본다
목이 찢어지고 갈라지도록 불러본다
그대 내 길벗이 되어다오
그대 내 햇살이 되어다오
그대 내게 희망의 노래를 불러다오
세상 모든 사랑을 담고 입을 다문 목련 봉오리같은 그대
이제 그 사랑을 터트려다오
이제 그 사랑으로 저 구석진 골짜기를 비춰다오
이제 세차게 부는 이 회색 바람이 멎게 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