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
2·28 의 민들레
소선여자중학교 3학년 김성림현
평소보다 일찍 발화한
여린 학생들이 연필을 내려놓았다
사나운 부정의 꽃샘추위
새싹들을 찢어발기듯 날카롭다
선거의 심장이 부패하여 풍기는 썩은 내
갈변한 인장이 투표소를 오염시켰다
역겨운 악취가 불었고
악취에서도 쓰러지지 않는 싹들
큰 길거리에 찾아왔다
아, 새 봄날을 맞이하는 노란 학모들이
어째서 어른보다 먼저 꽃을 피웠단 말인가
솟아나는 민들레를 밀어내려
임시시험장으로 들여보내고
산으로 들로 넣어버리는 압박의 틀
저항의 민들레가 땅에서 솟아올랐다
하얗게 의지를 태우는 2·28의 민들레

몽글몽글한 꽃잎이 솜털같이 변하여
꽃샘추위를 타고 전국으로 피어난
민주화의 꽃
이른 봄 소리에 홀씨는
바람을 타고 퍼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