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
학생들이 이끈 2.28 민주운동
강동고등학교 1학년 1반 이다은
얼마 전 가족들과 함께 본 영화 ‘레미제라블’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젊은 청년들이 혁명군이 되어 자유를 향해 죽음도 마다하지 않고 싸우는 모습이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혁명으로 희생된 이들이 나오면서 다같이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 우리 함께 싸우세, 그대를 자유롭게 해주리니!’ 곡을 부르는 장면으로 마무리가 되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나는 가슴이 뛰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런데 이러한 시민들의 항쟁이 내가 살고 있는 이 대구에서도 있었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2.28 민주운동이다.
2.28 민주운동은 이승만 정권 시절인 1960년 2월 28일 3.15 대선을 앞두고 자유당 독재에 항거하여, 대구에서 일어났으며, 이후 마산의 3.15 부정선거 항의시위로 이어졌고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다. 이 사건에 대해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 운동의 주체가 나와 같은 또래였던 고등학생들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야당의 부통령 후보인 장면 박사의 선거 연설회가 대구 시내 수성천 변에서 계획 되었는데, 자유당 정부는 고교생인 어린 학생들이 유세장으로 몰릴 것을 우려한 나머지 대구 시내 공립 고등학교에 일요 등교를 지시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정부가 지시한 일요등교에 따르지 않고, 불의에 맞서 학교를 뛰쳐나와 어른들도 말 못했던 공포 분위기를 육탄으로 항거하며 세상을 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나를 비롯해 주위의 학생들은 2.28 운동은 물론 민주화나 민주의식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며 한편으로는 무관심했던 것 같다. 한 기사에 따르면 현재 청소년들은 이승만 정권 때의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인 4.19혁명을 박정희 정권에서 일어난 것으로 잘못 알고 있으며, 3.1절이나 8.15 광복절 등도 그저 빨간 날, 휴일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민주의식이 부족한 것일까? 경북대학교 배한동 교수가 언급한 글을 살펴보면 이러한 문제가 학생들에 대한 민주 시민교육의 부족에서 나타난다고 하였다. 학생들이 민주 시민의식을 가지기 위해서는 지식적으로나 주입식 교육에 의해 강요하는 것으로 되지 않는다. 학생들이 스스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감수성 교육, 판단력 교육, 의사결정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의 성지를 직접 방문하여 현장을 둘러보고 학생들 스스로 인지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대구시에서 추진한 2.28 민주운동 기념시설의 설치는 매우 잘한 일인 것 같다.
또한 학생들 간의 토론식 학습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 토론식 수업은 비판적인 사고와 개방적인 태도를 통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키운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 선배들의 민주운동에 대해 올바를 시각을 가지기 위해서 당시에 일어난 사실을 중심으로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고 토론함으로써 누가 강요하는 것이 아닌 우리 스스로의 민주 시민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가능하다면 당시에 민주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것도 매우 좋은 학습의 방법일 것이다. 학생들 스스로의 의사결정을 거치지 않은 교육, 그것은 감동도 없고 맹목적이며 일시적인 지식습득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당시 민주운동에 직접 참여하였던 박명철씨는 민주화운동의 효시가 되었던 2.28 민주운동에서 거룩하고 용기 있는 선배들의 행동을 후배 학생들이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시교육에 파묻혀 제대로 된 민주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외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