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
그리운 故 김주열에게
천내중학교 3학년 6반 노희지
故 주열에게
안녕, 너에게 편지를 쓰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대구에 사는 내가 전북에 사는 너를 안 지 다섯 달도 안 된 것 같다. 네가 그렇게 떠나갔다는 걸 생각하면 눈물이 맺힐 듯 슬프다. 거기서 잘 지내고 있지? 설마 거기서도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위에서 보고 있어서 알겠지? 드디어 끝났다는 것을. 이제는 희생당할 사람도 없다는 것을.
너도 알고,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었지. 그동안 이승만의 부패와 독재정권이 얼마나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억압했다는 걸 말이야. 드디어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민주주의를 되찾았어. 살아 있었다면 이 사실을 듣고 가장 기뻐했을 텐데 아쉽다.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었던 4.19 혁명의 출발점, 도화선이었던 2.28 대구학생 민주운동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네가 죽지 않았겠지. 하지만 민주주의는 죽었겠지.
2.28 대구 학생 민주화 운동이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운동이라니 왜 좀 더 일찍 운동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대구 학생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뿌듯하기도 하고 내가 이런 대구에 산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해. 물론, 김주열 너도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워. 민주화를 위해서 목숨까지 바쳤으니까.
2.28 대구 학생 민주화 운동이 시작되어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생각했겠지. ‘대구 학생들이 저렇게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까?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도 할 수 있다’고 말이야. 그런데 사건이 또 터졌지? 이승만은 역시 부패한 대통령이었어. 3.15 부정선거라니? 얼마나 집권을 하고 싶을까? 지겹지 않나, 또 다시 국민들을 괴롭힐 생각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분노가 치밀어 올랐어. 운동에 참여하기 꺼려하던 나도 참여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어. 계속되는 운동에 시간이 흘러 4월 11일, 모두의 마음이 찢어지는 사건이 일어났더라. 네가 희생당하다니. 그것도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로 버려져있었다니. 네가 최루탄에 맞아 죽었다는 사실을 듣자 소름이 끼쳤다. 사람이 이렇게 잔인하구나, 너무 끔찍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들고 일어서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어. 이런 생각은 나만 했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너의 희생은 헛되지 않았어! 바로 4.19혁명! 김주열 열사! 모두가 분노로 차 있던 상황에 너의 쓸쓸한 주검이 그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마음에 불을 붙였어 너의 죽음으로 말이다. 네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그렇게 2.28 대구 학생 민주운동이 시작되어 4.19혁명으로 끝이나 결국 우리는 민주주의를 되찾았어. 모두 다 네 덕분인 것 같다. 물론, 우리 대구 학생들의 민주화 운동도 한 몫 한 거 잊지 마라.
네가 주검이 되어 돌아왔던 그 때 그 순간을 상상하며, ‘너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운동을 하며 목숨까지 잃었는데 그 동안 나는 나라를 위해 뭘 하고 있었나?’ 라는 후회만 들었다. 싸늘하게 식어버린 너의 몸 옆에서 흐느껴 우시는 너희 어머니와 아버지를 머릿속에 상상하였을 때 자꾸만 자책을 하게 된다. 너는 부모님의 만류와 목숨을 잃는 두려움을 이겨내면서까지 운동에 참여했는데,
‘나는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걸까?’
‘나는 대체 나라를 위해서 뭘 했나?’
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 모든 운동과 시위가 끝이 난 지금 나는 후회를 해. 나라를 위해서 아무것도 못했기 때문이지. 편지를 쓰는 것도 미안함을 떨쳐내려고 하는 짓이야.
이제 내가 살아가면서 이승만 같은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 부패된 사람들을 보고 절대로 가만히 구경하고 있지 않고 잘못된 일이란 것을 알리고 말리는 사람이 되겠어. 하지만 내가 단호히 ‘저건 잘못된 일이야!’ 라며 말하기 어려운 상황도 생기겠지?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나는 우리 대구 학생들이 펼쳤던 2.28 대구 학생 민주운동과 4.19혁명에서 희생하였던 사람들을 떠올려 마음을 굳게 먹은 후 비리를 막을 거야. 이제 내가 사회생활을 하면 내 주변은 모두들 청렴하겠는데? 상상만으로 뿌듯해져 기쁘다. 우리 모두가 청렴한 것부터 시작하면 우리나라가 청렴한 국가로 변하는 것에 영향을 끼치겠지 2.28 대구 학생 민주운동 과 4.19혁명으로 인해 민주주의를 되찾으면서 우리나라의 발전에 영향을 끼친 것처럼.
청렴한 사람이 되는 것부터 시작해서 우리나라를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어른으로 크고 싶어. 생각만으로 뿌듯해 기분이 좋아져 난 지금부터 노력할 거야. 너는 이미 충분히 우리나라 발전에 영향을 주었으니까 이제는 마음고생하지 말고 푹 쉬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갔으니까.
민주주의를 위해 운동한 모두에게 고맙고 다음 생에는 비리가 없는 세상에서 태어나길 빌어. 안녕, 편히 쉬어. 김주열 열사.
1960년 5월 25일
너를 기억하며 희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