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금상
그들은 왜 학교를 나왔는가
경명여자고등학교 1학년 9반 전지영
1960년 2월 28일 일요일 학생들은 학교에서 나왔다. 휴일인 일요일에 그들은 왜 학교를 나와야 했을까. 당시 이승만 정권을 부정한 방법을 통해 선거를 조작하고 온갖 악행을 저질러 국민의 원망을 샀다. 그리고 60년 2월 28일, 대구 시내 수성천변에서 장면 박사의 선거 연설회가 계획되어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한 자유당은 선거에서의 패배를 예감하고 어린 고교생들을 등교시켜 이를 막으려 했다. 이에 분노한 대구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등교를 거부하고 학교를 뛰쳐나와 자유당 정권의 악행을 규탄하였다. 그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자유당의 불의를 비판하고, 부정을 규탄했다. 이로 인해 민주 운동에 참여한 많은 학생들이 경찰에세 잡혀 모진 고문을 받아야 했다. 정치적인 공포 분위기로 어른들도 하지 못한 일을 아직 어린 학생들이 스스로 정치적인 판단을 내려 학교를 나와 민주운동을 한 것이다.
이를 보면 이솝우화 중에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동화가 떠오른다. 임금님은 사기를 치는 옷 장사꾼에 속아 옷을 입지 않고 거리로 행렬을 하게 된다. 임금님은 자신이 매우 고급스러운 옷을 입었다고 생각하고 벌거벗은 채 거리를 행진한다. 임금님 주위 신하들은 임금님의 옷이 멋있다고, 기품이 넘친다고 아첨을 한다. 그리고 거리의 사람들도 임금님이 벌거벗은 것을 알지만 아무도 그렇게 말하지는 못한다. 그 때 엄마의 손을 잡고 있던 소년이 말한다. ‘어, 임금님이 벌거벗고 있네! 엄마, 왜 임금님이 저렇게 벌거벗고 있지?’ 라고. 그 말을 들은 임금님과 주위 사람들은 창피함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이 동화는 이 사건을 단적으로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이승만 정권의 사람들은 이승만 대통령이 정치를 매우 잘하고 있다고 칭찬한다. 그리고 이승만 정권에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 죄를 물어 처벌한다. 그리하여 이승만 대통령의 부정 행위를 비판하는 사람은 많았으나 직접 나서지는 못하는 사람들만 넘쳐난다. 우물쭈물하고 있는 어른들 틈에 어린 학생들이 외친다. ‘어, 정치가 잘못되고 있네! 왜 부정한 방법에 의해 정치가 올바르게 이루어지지 않는 걸까?’
학생들이 일으킨 이 민주운동은 후에 4.19 혁명을 일으키는 밑거름이 되었고, 그 후로 이승만 정권의 독재정치와 부정부패에 대응하여 학생들과 시민이 일으킨 여러 민주화 운동의 출발점이 되었다. 대구에서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2.28 민주운동을 본받아 크고 작게 항거 하였다. 결국, 국민들은 이승만 독재 정권을 물리쳤고 2.28 민주운동은 최초의 민권 민주주의의 혁명을 완수할 수 있었다. 이 민주운동은 우선 학생들이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일으켜 진행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나와 같은 지역인 대구 학생들이 일으켰다는 점에서 그들이 매우 자랑스럽고 또, 대구에 대한 자부심이 생긴다. 물론 학생들이 일으켰다는 점에 가장 큰 의의가 있겠지만 같은 대구 시민이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깊다. 수도권이나 주요한 지역이 아닌 대구에서 이런 민주운동이 일어남으로써, 대구가 한층 더 민주적이고 견고한 의지를 가진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이 민주운동이 일어나지 않고, 학생들이 그저 정부의 명령대로 학교에 나와서 수업을 들었더라면 그 날 수업은 잘 들었을지 모르겠으나 그로 인해 이승만 정권의 횡포가 몇 십년동안, 어쩌면 지금 이 순간까지도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또, 우리 학생들은 그저 학교에 나오라면 나오고, 나오지 말라고 하면 나오지 않는 그런 수동적인 자세에 머물러 정치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현상이 계속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학생들이 무지하고 수동적이여서 다루기 좋은 존재로 인식하고 그들을 전혀 상관하지 않고 정치를 계속 마음대로 하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민주 운동이 일어남으로 인해 또 다른 민주운동들이 일어날 수 있었고, 또 국민들의 생각이 반영되어 이승만 정권을 물러나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 민주운동이 발화점이 되어 현재의 우리는 학교에서나, 또 다른 곳에서나 정치에 대한 소식을 많이 접할 수 있고, 또 정치에 대해 우리의 의견을 내세우고 잘못된 것 같다고 생각하는 의견에는 반박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그런 사회가 만들어진 것 같다. 또, 정부가 국민을 무시하고 독재를 하는 경우가 없이 돌아가면서 대통령을 맡는 제도가 올바르게 정착된 것 같다. 나도 이 민주운동을 일으킨 학생들의 정신을 본받아 한 정치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따져보고, 그 문제에 대한 다른 의견에 반박하며 그 문제의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나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여러 정치적 사건들이 있으면 그것들을 무조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그 사건들을 능동적으로 보고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가져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들이 학교에서 내딛은 한 걸음은 작은 출발이였으나, 다른 민주운동이 여기에 쌓이고 쌓여 큰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우리는 앞으로 이 학생들을 본받아 능동적인 태도를 가지고 잘못된 정치 문제가 있으면 ‘어, 그건 잘못되었는데? 이렇게 해야 맞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